불규칙한 아름다움
불규칙한 아름다움
여명 속에서 아름다운 울림으로 열리는 새아침입니다. 창문을 열고 자면 아침에 새들의 울음소리에 편안히 잠을 깰 수가 있지요. 자명종보다 먼저 우리의 영혼을 깨우는 자연의 소리입니다. 사람의 마음의 여유는 어디에서 오는가 생각해봅니다. 자연의 음성이지요. 불규칙한 듯 하지만 정겹고 지나침이 없는 소리입니다. 며칠전 학생들 성적을 내며 제가 좋아하는 메디치 티브이 음악 블로그에 들어갔습니다. 얼마전 베를린 숲속 야외 무대에서 열린 베를린 필의 연주회 실황이었습니다. 수천명의 청중이 야외에서 눕고 기대고 앉아서 사이먼 래틀의 지휘로 울려내는 세계 최상의 음악을 듣고 있었습니다. 비록 인터넷으로나마 저도 거기에 끼어보았습니다. 자연 속에서 자연의 소리를 닮아 낸 아름다운 선율이 사람의 마음에 여유를 주고 평화의 본질을 가르쳐주는 시간이자 장면이었습니다. 지난번에는 같은 자리에서 오자와 세이찌의 지휘를 볼 수 있었지요. 얼마동안 계속되는지 모르지만 베를린 시민은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이 남을 생각하는 여유는 사회가 제공하는 문화의 장에서 배우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무엇으로 하나가 되어 그렇게 편히 삶을 즐길 수 있을 까요. 사람을 사랑하게 하고 자연을 사랑하게하는 영혼의 공간을 오래 전에 잃어버린듯합니다. 자연은 훼손되고 파괴되어 그 속에 닮긴 여유와 신비한 소리는 허공을 맴돕니다. 서로를 헐뜯는 사람들의 아우성은 따뜻한 음성과 마음을 삼켜버렸습니다. 새들은 우리를 깨웁니다. 우리의 여유를 깨웁니다. 사랑을 깨우는 것이지요. 화해와 일치를 위해 일하다가 불행하게 돌아가신 김구선생님을 생각해봅니다. 그분이 계셨다면 우리도 훨씬 일찍 그 여유로운 어우러짐을 가졌을텐데 말입니다. 이젠 우리차례 입니다. 작은 음성으로 여유를 그려내고 화음을 불러낼 좋은 하루입니다. 불규칙하게 나도 새들을 따라 화음을 흉내내고 싶습니다.
이향만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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