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나무 아래서
버드나무 아래서
좋은날 아침입니다.
어젠 점심후에 산아래 학교 쓰레기하치장 옆에 있는 제가 사랑하는 백년남짓한 홍매화 나무 구경을 갔습니다. 정말 뒤늦게 꽃이 아름답게 만발하였더군요. 별로 좋지않은 환경에서도 잘피어서 고마웠습니다. 나무는 어디든 뿌리를 내릴 수 있으면 잘 자라는구나 생각했습니다. 나무와 사람은 깊은 인연을 갖고 있습니다. 보리수와 부처님, 은행나무와 공자님, 감람나무와 예수님. 저는 버드나무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저 어릴때 살던 집에 대문 옆에 버드나무 한그루가 있었습니다. 꽃나무를 좋아하시는 아버님 덕분에 좋은 환경에서 자랐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고보니 옛시절이 떠오르고 함께 했던 나무들이 저에게 새로운 의미로 다가옵니다. 그 버드나무는 여름이면 제법 바람 부는대로 흔들려 시원함을 느끼게해주었지요. 중학교때 어떤 여학생에게 처음 연애편지 쓴 것도 그 나무 아래에서 였습니다. 오늘 특강을 준비하는데 버드나무가 떠올랐습니다. 유하혜라는 인물때문이지요. 공자가 존숭했고, 맹자가 백이, 이윤, 공자와 함께 거론한 인물인데 참으로 너그러운 노나라 대부였습니다. 성은 전(展)이고 이름은 획(獲)이며 자는 금(禽)이라고 하지요. 안타깝게도 도척이라는 천하에 흉악한 사람이 그의 동생이라는 설도 있지요. 그는 어떠한 주위의 변화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본분을 다하고 어떤 유혹에도 넘어가지않고 그 누구도 부끄럽게 하지않았지요. 말하자면 조화의 대명사인 셈입니다. 그의 호에 버드나무 아래라는 뜻이 있어 생각이 닿았습니다. 버드나무가 사람을 유하게 하는가 봅니다. 저도 그랬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런데 집 옆의 버드나무 다섯그루를 호로 삼으신 분도 있습니다. 바로 오류 선생 도연명이지요. 중국문학은 오류선생을 모르면 이해할 수가 없지요. 장자의 사상이 그에게서 문학적을 꽃을 피웠습니다. 그는 술마시고 줄없는 거문고를 타며 세상을 노래했지요. 소요와 미를 결합하신 분입니다. 오늘 그의 거문고 줄에서 흐르는 도의 소리를 듣지 못함은 세월이 아득해서가 아니라 제 마음이 견고해서지요. 버드나무를 생각하며 옛성현의 지지않는 꽃처럼 아름다운 삶을 그려봅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이향만(상민)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