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라너 묵상 및 기도

오늘 네가 정녕 나와 함께 낙원에 들어갈 것이다

시릴로1004 2009. 8. 5. 23:03

 

 

예수께서는 "오늘 네가 정녕 나와 함께 낙원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 하고 대답하셨다. (루가 23,43)





    당신은 죽음의 고난에 처해 있습니다 - 그리고 극한의 고통으로 꽉 들어 찬 마음 속에 여전히 다른 이의 고통을 배려하는 마음자리가 있습니다.
    당신은 곧 죽을 것인데 -
    그러면서도 죄수를 염려하고 계십니다. 그의 지옥과도 같은 죽음의 고통이 그가 살면서 저지른 악행에 비해서는 그다지 충분한 벌이 아님을 그 스스로 괴로움 속에서조차 인정하는 죄인을.
    당신은 어머니를 보고 계십니다 - 그리고 우선 잃어버린 아들인냥 말씀을 하십니다. 하느님으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사실이 당신을 숨막히게 합니다 -
    그리고 당신은 낙원에 대해 말씀을 하십니다. 당신의 눈은 어두워집니다. 죽어가는 그 밤에. 그러면서도 영원한 빛을 보십니다.
    죽는 사람은 홀로 내버려져 있고 버림받았기에 오직 자신에게만 몰두해 있는 법인데, 하지만 당신은 당신과 함께 당신의 왕국으로 들어가고 싶어하는 영혼을 염려하고 계십니다.
    오, 진정 자비로운 마음이여! 오, 강인하고 용감한 마음이여! 한 가련한 범죄자가 자신을 기억해 달라고 당신께 청합니다. 그리고 당신은 그에게 낙원을 약속하십니다. 당신이 죽으면 모든 것이 새로와집니까? 죄와 악행의 삶도 당신이 가까이 가시면 그렇게 빨리 변화되는 것입니까?
    한 삶에 대해 당신이 변화의 말씀을 하시면 범죄자가 살면서 저지른 죄와 혐오스런 비열함까지도 은총으로 면해지고 변화되어 그 어느 것도 거룩한 하느님께로 가는 입구를 막을 수 없단 말입니까?
    보십시오. 우리도 약간의 선한 의지로 그런 조야한 사람과 죄수의 편에 서 있을 수가 있습니다. 그 선한 의지가 그저 피상적으로 스쳐 지나갈 정도로만.
    그러나 악습과 비열한 충동, 조야함과 더러움, 습관적인 것들: 이 모든 것은 약간의 선한 의지와 사형대에서의 짧은 후회만으로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런 사람은, 참회자,
    오랫동안 자신을 정화시켜 온 사람이나 몸과 영혼을 성스럽게 하고 오로지 성삼위(聖三位) 하느님께 합당하도록 노력해 온 성인들처럼 그렇게 빨리 하늘로 가진 못합니다!
    그러나 당신은 당신 은총의 전능한 말씀을 하십니다. 그리고 그 말씀은 죄수의 마음을 밀고 들어가 치명적인 고난의 지옥불을 신성한 사랑의 정화하는 불꽃으로 바꾸어 놓습니다.
    당신 아버지의 창조물로서 여전히 그이 안에 있던 모든 것을 한 순간에 변모시키고, 피조물이 짊어져야 하는 좋지 않은 책임으로서의 이 삶에서 하느님을 거슬러 차단되어 있던 모든 것을 소멸시켜버리는 바로 그 신성한 사랑의 불꽃으로. 그리고 죄수는 당신과 함께 당신 아버지의 낙원으로 들어갑니다. 담대하게 당신의 호의로부터 모든 것을 요구하고 모든 것을 기대하는 용기를 제가 결코 잃어버리지 않도록 제게도 은총을 주시렵니까?
    제가 영겁의 벌을 받아야 할 범죄자일 때조차 이렇게 말할 용기를: 주여, 당신께서 당신 나라로 들어가실 때 저를 기억해 주소서!
    오, 주님, 당신의 십자가를 제 죽음의 침상에도 세우게 하소서. 그리고 당신 입으로 제게도 말씀하셔야 합니다:
    네게 말하건대, 정녕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
    이 말씀이 친히 저를 존엄하고도 합당한 사람으로 만들 것입니다. 제가 당신과 함께 당신 안에서 죽음의 정화하는 힘을 통해 온전히 거룩해지고 죄에서 벗어나 당신 아버지의 나라로 들어가도록. -삶의 기도(Gebete des Lebens) / 칼 라너(Karl Rahner) -우리말 옮김/ 이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