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머물렀다가

[스크랩] 유혹이란?

시릴로1004 2009. 8. 29. 19:39

신앙생활에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이 무엇인가 묻는다면 일순위가 되는 것이 유혹일 것입니다.

이 유혹이란 것이 언제부터 생긴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유혹을 겪고, 유혹에 시달린다는 것만은 확실한 사실입니다.

예수님조차도 당신이 돌아가시기 전까지 유혹을 당하셨으니 보통 사람들이야 더 말할 것도 없지요.

 

옛날 수도자들은 오로지 하느님만을 생각하고 세속에 대한 유혹을 떨치기 위해서

벼라별 무지막지한 방법을 다 썼습니다.

음식에 일부러 양념을 하지 않고 먹는다거나,

심지어는 맛있는 음식에 재를 뿌리기도 하고,

단식에, 편태라고 해서 매로 자기자신을 때리기도 하는 등 일명 고신극기를 일상생활처럼 했습니다.

 

그리고 초대교회시절에는 신자들이 유혹에 빠졌다고 하면 엄청난 보속을 주었습니다.

성당밖에서 미사참례를 하게 하거나,

심지어는 멀리 보속의 순례를 다녀오라고 할 정도로 유혹에 대하여 엄격했습니다.

그런데 유혹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명확한 설명이 부족한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 오늘은 유혹이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할까 합니다.

 

어떤 성당에 사순특강이 있었는데 강의제목이 “유혹”이었다고 합니다.

강사인 신부는 착하기는 한데 약간 어리버리한 사람이었습니다.

강의내내 유혹은 나쁘다 유혹에 빠지지 말라 열변을 토하는데

그 소리가 그 소리같은지라 모두들 졸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강의 끝날 때쯤 청년 한 사람이 갑자기 손을 들고 질문했습니다.

“신부님, 유혹에 빠지지 말라고 하시는데 유혹이란 무엇인가요?”

신부왈, “하느님의 뜻을 어기는 것이지.”

청년왈,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가요?”

신부왈, “유혹에 빠지지 않는 것이지.”

청년, “아 그러니까 유혹이 뭐냐니까요?” 짜증...

신부는 버럭 화를 내며, “짜샤 얘기했잖아. 하느님의 뜻을 어기는 것이라고.”

이렇게 두 사오정이 말꼬리물기를 지금까지 하고 있다는 믿거나말거나 한 야그.

 

그럼 유혹이란 무엇인가?

유혹을 심리학에서는 저항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사람에게는 자아실현욕구라는 것이 있습니다.

지금 그대로 사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더 성장하고픈 욕구가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이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갖고자 하면 꼭 겪어야 하는 것이 시련입니다.

예를 들면 돈을 벌려면 쓰고 싶은 유혹을 참아야 합니다.

아이들이 공부를 잘하려면 놀고 싶은 유혹을 이겨야 합니다.

배나온 사람이 날씬해지려면 먹고 싶은 유혹을 이겨야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안간힘을 쓸 때 마음 안에서 ‘그냥 편하게 살아, 옛날이 더 좋잖아’ 하고

속삭이는 소리가 들리는데 이것이 바로 유혹이란 것입니다.

 

그러니까 유혹이란 절제하고 싶지 않은 욕구이다 라고 정의내릴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럼 유혹이란 것이 경계의 대상이고 미워해야 할 대상, 아예 없애버려야 할 것인가?

다른 관점에서 본다면 꼭 그렇게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유혹은 좀 더 세밀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젊은 수사가 노인수사에게 물었습니다.

“저는 젊고 예쁜 여자만 보면 자꾸 마음이 흔들리는 유혹을 당합니다.

제가 수도생활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요?”

노인수사왈, “너는 예쁜 꽃을 보면 무슨 마음이 드냐?”

수사, “이쁘구나 하는 마음이 듭니다.”

노인, “그런 마음이 유혹이라고 생각하냐?”

수사, “아닙니다.”

노인, “만약 꽃을 보고도 감탄사가 안 나온다면?”

수사, “그건 죽은 사람이겠지요.”

노인, “이쁜 여자도 마찬가지다. 보고서 마음이 설레는 것은 네 마음이 건강하다는 증거지.”

수사, “그럼 유혹이 무엇입니까?”

노인, “꽃을 보고 이뻐만 하면 되는데 그걸 꺾어서 너만 가지려고 할 때 그걸 유혹이라고 하지.”

수사, “그럼 몇 살이나 되야 그런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노인, “나도 잘 안되서 선배수사에게 물어보았더니 관뚜껑을 덮을 때나 벗어 난다고 하시데.”

 

사람이 유혹을 느낀다는 것은 살아 있다는, 마음이 건강하다는 신호라는 것입니다.

단지 그 유혹을 하염없이 따라가게 되면 자기 성장이 없기에 유혹에 깊이 빠지지는 말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말씀을 드려도 어떻게 하면 마음안에서 유혹을 싸그리 뿌리째 뽑을 수 있을까요 하고

묻는 분들이 계십니다.

만약 우리가 어떤 유혹에도 마음의 흔들림이 전혀 없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요?

 

옛날 어떤 수도원에서 원장수사를 뽑게 되었는데 두 사람이 후보로 나왔습니다.

한 사람은 엄격한 엄수사, 다른 사람은 늘 허둥대는 허수사,

이 두 사람을 놓고서 두 가지 테스트를 치뤘습니다.

첫번째 테스트는 젊고 이쁜 처녀들을 주욱 세워놓고 그 앞을 지나가게 하는 것인데,

엄수사는 여자들쪽은 쳐다도 안보고 똑바로 길을 가는데 허수사는 아예 걷지를 못하는 것입니다.

왜 그러시냐? 다리가 후들거려서 못 가겠다 하더랍니다.

두 번째 테스트는 골방에 성경책과 돈다발을 놓고서 어느 것을 먼저 만지는가를 보는 것입니다.

엄수사는 방에 들어가자마자 막 성경책만 보고 돈은 거들떠도 안보는데,

허수사는 들어가자마자 돈다발을 만지작거리는 것입니다.

당연히 원장수사는 엄수사가 뽑혔습니다.

그런데 그 시험이 있고난 후 이상한 현상이 생겼습니다.

엄수사가 고해성사를 주는 곳에는 아무도 서있지 않은데,

허수사가 고해성사를 주는 곳에는 수사들이 줄지어 서있는 것입니다.

그것을 보고 속이 상한 엄수사가 모래 허수사가 고해성사 주는 것을 엿들어보니,

수사들이 죄를 고백할 때마다 다 “아, 괜찮아. 그게 무슨 죄냐. 나도 해봐서 다 알아. 그럴 수 있어.”

하는 말만 되풀이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보고 속이 상한 엄수사가 주님께 소리쳤습니다.

 “이 수도원에서 세상유혹에 흔들거리며 사는 사람은 다 나가게 해주십시오.”

그런데 십자가에 매달려계시던 주님께서 슬그머니 내려오시더니 수도원 밖으로 나가려고 하시더랍니다. “어디 가십니까, 주님”

주님왈, “나도 마리아 막달레나 때문에 많이 흔들렸거든.”

 

유혹에 안 빠지는 사람, 안 흔들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인생을 사는 동안에 유혹은 줄기차게 우리 곁을 따라 다닙니다.

그래서 어떤 이는 유혹은 그림자다 라고 하기도...

그러니 유혹을 싸그리 없애고 싶다는 마음은 내려놓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단지 유혹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사시기만 해도 성공한 신앙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도 유혹에 강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돌아가신 김수환추기경님의 예를 들자면,

당신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세 시간씩 성체조배를 하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렇게 큰어른이 되신 것입니다.

 

여러분의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아무 말없이 십자가의 그리스도만을 바라보신다면

강건한 마음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도반 홍성남 마테오신부님 강론글

 

(서울 가좌동 주임신부, 평화신문 상담, 가톨릭 심리학회, daum 카페 '도반' (상담, 심리학. 마음공부, 영성심리)운영)

 

 

본 게시물은 저자의 허락을 받은 것입니다.

 

출처 - http://cafe.daum.net/withdoban주일미사 강론글

출처 : 어둠 속에 갇힌 불꽃
글쓴이 : happyp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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