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에 관해

독일의 신비주의 사상가 - 마에스터 엑카르트

시릴로1004 2009. 9. 9.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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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신비주의 사상가 마이스터 엑카르트 (1260?~ 1327) 의 사상에 대해서 살펴보자. 엑카르트는 교회 사상사에서, 보석과 같은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 사색적이면서도 그 누구보다 활동적이었던 그는 대중을 사로잡는 설교사였을 뿐 아니라, 주옥같은 글도 많이 남겼다. 일본의 선 (禪) 을 세계에 널리 알린 불교학자 "스즈끼 다이세쯔" 가톨릭 신자들에게 널리 알려진 현대 영성가 "토마스 머턴" 모두 엑카르트의 열성 팬이었다. 그의 사상은 당시 가톨릭교회로부터 다소 과격하고 많이 앞서갔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다종교 시대인 오늘날 그의 사상은 동.서양 사상을 잇는 접점으로 재평가되면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 특히, 그리스도교와 불교가 대화하는데 엑카르트를 절대 빼놓을 수 없다는 것이 학계의 일반적 평가이다. 엑카르트에 따르면, 인간 영혼은 잡다한 피조물에 포로가 되어있다. 인간이 신비주의에서 말하는 죽음 또는 해체를 통해 이러한 속박, 더 나아가 자기자신에게서 벗어남으로써 `초탈`이라는 상태에 도달하게 되면.. 인간 영혼 깊은 곳에 있는 영혼의 불꽃은.. 하느님과 하나가 되면서 영혼 안에 `말씀의 탄생`이 이루어진다. 우리 영혼 안에 말씀의 탄생이 일어나려면, 먼저 영혼을 뒤덮고 있는 두터운 층들을.. 제거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번잡한 일상생활 속에서도 사물에 집착하지 않고 내적 자유를 얻을 수 있을까 ? 우리는 일 가운데서도 내적으로 묶이지 않는 법을 배워야하는데, 훈련을 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보통일이 아니며 대단한 의지와 함께 특히, 두 가지가 필요하다 하나는, 우리가 내적으로 잘 차단된 자세를 견지함으로써 우리 마음이 외부 상(像)들로부터 보호받아 이러한 상들이 우리 안에 자리잡지 않도록 하는 일이다. 다른 하나는, 우리가 사물의 표상이든 숭고한 생각이든, 어떤 내적 상들이나 외적 상들이든 우리 자신을 해체시키거나 분산시키는 것들로부터 결코 방해받아서는 안된다. 이를 위해 우리는 영혼을 훈련시켜 자신의 내면성을 유지해야 한다 여기서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은 엑카르트의 초탈은 사람들을 피해 외적 고독에 들어가는 도피가 아니라는 점이다. 초탈은 사람들과 사람들 한가운데서, 즉, 번잡한 일상생활 속에서 마음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에 대한 사려깊고 참다운 앎을 가능케 하는 것이다. 즉 어디서 누구하고 있든지 내적 고독을 갖는 것이다 ... `길희성` 서강대 명예 교수는 "마이스터 엑카르트의 영성 사상"에서 엑카르트의 사상을 이렇게 정리하고 있다. [ 결론적으로 말해 엑카르트의 초탈은 세상사를 외면하고 활동을 중지하거나 혹은 사물과 접촉을 차단하고 내면에 집중하고 몰입하는데 목적이 있는 게 아니다. 초탈의 훈련은, 우리가 사물을 접하면서도 영혼이 분산되어 해체되는 자아상실로 이어지지 않도록 마음을 주시하고 다잡는 일이다. 초탈과 초연은 한적한 곳에서 일체의 생각을 멈추고 활동을 중지하는 특별한 수행이 아니라 일상생활 가운데서 마음의 중심 혹은 내면을 잃지 않도록 하는 마음의 훈련이다. 자기애와 자기 집착을 떠나 사물을 하느님의 빛 아래서 더 순수하고 고귀하고 마름답게 대하며 사는 법을 익히는 것이다. 외적 고독이 아니라 내적 고독, 사물들이 마음에 있되, 마음은 사물들에 두지않는 무념(無念), 무주(無住), 무상(無相0의 훈련이며, 아집을 떠나 무심(無心), 무사(無事), 무욕(無欲)으로 사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그리스도교의 기도란 그런 것이다. 기도가 세상에서 물러나 조용한 곳에서 하느님과 나누는 대화로만 머물러서는 절대로 안된다. 그것은 반쪽에 불과하다. 참된 기도의 삶은,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은, 복잡다단한 이 세상 안에서 다른 사람과 어울려 살면서... 기도를 통해 좀더 가까워진 하느님의 뜻대로 사는 것이다. 세상에 속하되 세상을 초월하는 하느님 가르침을...
가톨릭.평화신문 (2004. 7. 4 )
 
    *=* 빈 마음 *=*
      
    빈 마음이란 무엇입니까?
    빈 마음은 그 무엇에도 
    눈길을 주지 않고
    매임이 없는 마음, 
    여하한 것도 최상의 것으로 
    삼지 않는 마음, 
    여하한 일에도 
    자신의 이익을 꾀하지 
    않는 마음입니다.
    빈 마음은 가장 좋은 
    하느님의 뜻에 푹 잠길 뿐, 
    자신의 것을 여읜 마음입니다.
    이 마음에서 힘과 능력을 
    받지 않으면, 아무리 하찮은 
    일이라도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 엑카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