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향만교수 묵상집

원수 자식 사랑

시릴로1004 2009. 9. 11. 11:14

원수자식 사랑

 

좋은 날 아침입니다.

어제는 강의가 많은 날이어서 집에 돌아와 쉬면서 Arte 방송의 아프리카 리포트 프로그램을 보았습니다.

제목은 ‘학살자의 아이’였습니다. 94년에 일어난 르완다의 후투와 투치족간의 내전에서 생긴 학살과

원한 그리고 그 후유증을 다루는 프로그램입니다.

다수의 후투족에 의해서 소수 투치족과 온건파 후투족이 백만이나 희생당한 인류의 큰 비극이었지요.

온가족이 희생당하고 어머니와 딸만이 남은 한 가족의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내전 당시에 성폭력을 당했던 어렸던 딸은 지금 학살자의 아이를 낳아 키우고 있습니다.

어머니를 그 아이를 패서 죽이라고 하지만 어린 엄마는 그 아이를 교육시키고 키워보려 합니다.

마을에는 이와 유사한 슬픈 가족사를 가진 여인들이 많아

독일의 한 심리치료사가 그 마을에 들어가 함께 문제를 토론하며 그들을 치유하는 이야기였습니다.

원수의 자식을 어떻게 해야하는 문제이지요.

아이를 낳아 키운 엄마의 눈에 어린아이의 얼굴에서 가족을 학살한 원수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그 아이는 죄가 없습니다. 아기를 낳기 전에 여인들은 고민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아이를 중절하는 것이 일의 해결이아니라는 생각을 갖습니다.

어떤 여인은 에이즈에 감염되어 고통받고 있기도 합니다.

원수의 자식이지만 그 아이들이 올바로 교육받고 잘 자라 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그 아이들이 아빠에 대해서 물을 때 슬픈 사연을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것은 비극의 꼬리를 끊어내기 위한 것이지요.

저는 이 르포를 보며 예수님이 말씀하신 원수 사랑에 대해서 생각하였습니다.

이 여인들이야 말로 원수를 사랑하고 있는 아름다운 여인입니다.

생긴 아이를 중절하였다면 비극과 고통은 해결되지 않고 영원히 남았겠지요.

그러나 어렵고 아픈 상황에서도, 이 아이들이 마을에서 따돌림을 당해도

아이를 위해 오래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지요. 아이 역시 성장하며 많은 갈등을 겪을 것입니다.

그러나 갈등보다 어머니의 사랑은 그 아이가 커서 부족 간의 갈등을 풀어낼

화해의 자식이 될 것을 기대하게 합니다.

어머니의 사랑이 아빠의 폭력을 품어 자신을 낳았기 때문이지요.

그 아이는 어머니의 사랑이 어떤 사랑인지 깨닫게 될 것입니다.

그 자녀들은 평화의 도구가 될 것을 의심할 수 없습니다.

참으로 사랑은 위대합니다.

원수의 사랑은 더더욱 위대합니다.

평화를 일구는 참으로 아름다운 여인들입니다.

좋은 날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