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를 맞이하는 아침
한가위를 맞이하는 아침입니다.
부모님과 형제들을 만나는 귀한 시간입니다.
엊그제 남북 이산가족들의 만남은
우리의 만남이 얼마난 소중한 것인지 새삼 일깨워주었습니다.
몇년전 저도 이북의 고모님과 작은 어머님을 화면 상봉을 한 적이 있었지요.
생사를 확인하는 정도의 자리였지만 화면을 통해서 혈육의 중요성을 깨닫고
이념을 떠나서 우리민족이 하나임을 확임하는 소중한 자리였습니다.
긴 귀성행렬을 보면서 사람은 뿌리를 인식하는 존재임을 실감합니다.
우리는 나의 생명을 사는 것이 아니라 긴 생명을 잇는 한 생명입니다.
생명의 이어짐과 생명의 나누어짐을 확인하는 자리이지요.
그러므로 만남은 참으로 소중합니다.
만남은 화해와 사랑의 자리입니다.
차례를 올리며 우리는 거룩함을 경험하고
초월적인 삶을 생각합니다.
우리 민족인 지닌 특별한 이 종교적 경험은
이백 여년전에 하느님을 믿는 믿는 마음으로 승화되었습니다.
인간의 만남은 하느님의 만남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지요.
어려운 시기를 회고하고 소중한 만남을 기억하고
다시 먼 미래를 기약함은 여정을 잘 지나가는 법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도 광야에서 헤매던 시절을 기억하고
감사의 예를 올리는 초막절을 가을에 지냈지요.
공자님은 돌아가신분이 마치 살아계신 것처럼 예를 갖추라고 하였지요.
돌아가신분에게 그렇게 정성을 다한다면
살아계신분들에게는 더 말할 나위가 있겠는지요.
모두 한없는 사랑의 표현입니다.
그러므로 가정은 사랑의 학교이지요.
우리 모두는 만남을 통해 사랑과 나눔의 존재임을 확인하는 시간을 맞고있습니다.
아름다운 빛깔의 음식과 선한 마음씨로
풍요로운 한가위를 맞이하세요.
히느님이 보기에 좋다고 하시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