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발에서 신발을 벗어라 - 산기도 그리고 사명
산?
거룩한 곳, 거룩한 영이 머무르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산에 올라가 신을 만나려고 모든 종파의 종교인들이 자주 찾은 곳이기도 하다. 산기도는 밤의 어둠(또는 죽음) 즉 사탄의 세계를 뛰어넘어 여명을 맞이하는 세계로 들어가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영험하다고 한다. 그래서 흔히들 동경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모두가 산에 가서 기도를 할 수 없고 또 산도 기도하라고 모두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를테면 밤의 산을 생각하면 두려움이 떠오른다든가, 생각은 있는데 이런 저런 이유로 발길을 붙잡는 경우가 허다하고, 가볍게 또는 고집스럽게 산행을 하다가 변을 당하기도 한다. 산은 맑고 깨끗한 다시말해 부정한 것을 거부한다.
그렇게 산기도하는 것이 호락호락하지 않다.
구약에서 모세가 시나이 산에서, 엘리야는 호렙산에서 하느님을 만나는 체험을 한다.
예수님께서도 결단의 순간에 인류 모두의 구원을 위해 게세마니에서 피땀을 흘리시는 기도를 하시지 않았는가? 또 제자 열두 명을 뽑으시려고 산에서 고뇌의 기도를 하시지 않았는가? 이렇게 주님께서도 때때로 한적한 곳, 외딴 곳을 찾아 산에 오르시어 기도를 하셨다. 하물며 무속인들도 신내림을 위해 산에 오르지 않는가!
우리도 수산나 선교사가 주축이 되어 삼성산 자락에 천막을 치고 산 기도가 시작되었다. 매일 철야로 밤을 새우며 주님께 찬양과 성경 말씀과 묵주기도로 이어졌다. 특히 에세네파의 금욕주의적 사상이 짙은 수산나 선교사의 주의 종으로서 자질을 강조하는 말씀은 꼭 저렇게 까지 하여야하나 하는 반감까지도 있었고 마음 속으로도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도 특히 나를 붙잡는 튼튼한 버팀몫은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나에게서 들은 대로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분을 기다려라."(사도1,4)말씀이었다.
아브라함이 75세에, 모세가 80세, 갈렙이 85세에 불림을 받아 주님의 일을 하였다지만 이곳 '베델'이라고 이름지어진 우리의 모임에서 한 수산나 선교사가 주님의 일을 하는 것은 나이에 관계가 없다고 귀에 닦지가 붙을 정도로 들었지만 그래도 내 머리속은 그게 아닌데... 하며 반신 반의하며 기도생활을 하였다.
"알몸으로 어머니 배에서 나온 이 몸 알몸으로 그리 돌아가리라. 주님께서 주셨다가 주님께서 가져가시니 주님의 이름은 찬미받으소서."(욥1,21)라는 말씀과 같이 이제는 모든 것이 다 없어졌고 빚만 남은 세상적으로 보면 앞날이 전혀 보이지 않는 암흑뿐인데도 신앙안에서 주님을 찬미하려니 입술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산 정상에서 기도를 할때 세상을 바라보면 휘황찬란한 서울의 야경이. 저곳이 바로 '소돔과 고모라'같이 느껴졌고 나하고는 먼 세상 같이 마치 그림으로 다가왔다.
이제사 강제로 모든 것을 빼앗기(?)고 가족과도 헤어지고 홀홀 단신 아무것도 할 수없는 무소유로 이곳에 올라 있는 나를 바라볼 때 처량하기도 하였지만 또 한편으로 이곳에서 기도의 맛이 점점 붙기도하는 행복의 순간이기도 하였다.
성경 말씀에 맞들이면 '말씀이 꿀송이 같이 달다'고 하지 않았던가. 이제 조금씩 기도의 맛을 알게 되고 주님이 함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지금까지 세상에서 주님께 등을 돌리고 살아온 인생이 부끄럽고 자괴스럽다.
바오로 사도의 '주님을 아는 지식의 지고한 가치 때문에 세상의 것들은 쓰레기로 여기며, 그분을 얻고 그분 안에 있으려는 것입니다.(필리3,8-9참조)와는 비교도 되지 않지만 이제는 주님께 대한 열정을 꽃 피우기로 굳게 결심하였다.
우리 공동체의 목적, 나의 주님께 대한 그동안의 잘못과 허물을 속죄하는 마음으로 21일 간의 단식(다니엘 단식)을 하기로 하였다.
단식은 영혼을 맑게 해주고 욕심을 절제하게 하여준다. 또한 단식 기간중 힘든 시간들을 주님의 수난을 생각하면서 보석하면 주님의 은총을 더 많이 내려주신다. 단식 15일경에 어느 장년의 등산객이 나와 잠시 담소를 나누다가 황공스럽게도 내가 마치 교황님(요한 바오로 2세)의 선한 모습과 비슷 하다고 한다. 아~ 그래요, 감사합니다. 실은 제가 지금 단식중이 거든요하고 대답하였다. 여하튼 기분은 좋다. 단식이 끝나갈 무렵 두 가지 꿈을 꾸었는데 첫 째 꿈이 교황님이 나에게 보석이 박힌 금반지를 주시며 평신도로 이런 일은 세계적으로 흔치 않다고 하신다.
그리고 또한 꿈은 중년 부인(나는 성모님이라고 생각한다)이 제대위의 놓인 성작과 큰십자가를 만지시더니 성작은 자격이 없고 십자가를 나에게 주신다. 그리고 성모님과 함께 나는 십자가(부할때 나 큰 행사때 맨 앞에 십자가를 들고 나서는 그 십자가이다)들고 행렬을 따라 더 큰집이라고 하는데로 들어가는데 꿈에도 내가 지금 있는 이곳 공동체에 미안한 생각이 들어 무엇이라고 이야기 해야하나 하고 고민을 하니 여기는 더 큰집이니 괞찬다고 하신다.
나는 지금도 이 꿈을 생생히 기억하고 그리고 나의 사명으로 받아들이고 마음속 깊이 간직하고 있고다. 때로는 어렵고 힘든 때에 이꿈를 생각하며 견디어내며 마음을 다지고 있다.
이곳 산에서 8개월의 철야기도 생활이 지금의 믿음으로 굳건히 나를 지켰으며 좌로 우로도 치우치지도 않고 똑바로 주님의 빛을 향해 달려가는 믿음의 산실이 되었다.
"여러분의 몸을 하느님 마음에 드는 거룩한 산 제물을 바치십시오. 이것이 여러분이 드려야하는 합당한 예배입니다."(로마12,1-2)
굿뉴스 - 신앙체험
모세가 신발을 벗듯이 나도 신을 벗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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