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향만교수 묵상집

유다의 입맞춤

시릴로1004 2010. 3. 28. 08:41

유다의 입맞춤

아직은 쌀쌀하지만 의미있는 사순절 금요일 아침입니다.

어제는 강의를 하다가 유다의 불행한 입맞춤이 떠올랐습니다.

유다는 입맞춤을 통해서 그분이 예수 그리스도라는 것을 일러주지요.

수석사제와 율법학자들은 이미 예수가 누구인지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왜 이 일이 일어났는지 궁금합니다.

유다는 예수님에게 '스승님'하며 입맞춤으로 마지막 작별을 고합니다.

모든 입맞춤은 아름답습니다.

입맞춤은 전인적인 사랑의 표현입니다.

그러나 유다의 입맞춤은 배반과 고발의 신호입니다.

그래도 예수님은 받아들이십니다.

이 일은 이루어져야할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 일을 유다가 자임하고 나선 것입니다. 

누구나 불행한 주인공이 될 수 있습니다.

입으로는 스승을 부르고 마음은 스승을 배반합니다.

이러한 이율 배반적인 태도는 유다만의 태도가 아닙니다.

마음에 가득찬 불신이 그렇게 행동하게 하였으리라 생각됩니다.

그 불신은 그분이 내가 원하고 그리던 주님이 아닌 실망감에서 나타납니다. 

수석사제와 율법학자들은 가장 뛰어난 제자의 배반으로부터

예수의 고발을 확신하게 됩니다.

다른 제자들은 당황하였으나

이미 예수님은 넘겨졌습니다.

제자들과의 마지막 이별은 이렇게 입맞춤으로 끝납니다.

유다는 모든 제자들을 대신하여 입맞춤을 한 것이 되고 말았습니다.

모든 입맞춤에서는 사랑과 희망이 피어납니다. 

그러나 유다의 입맞춤에는 죽음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예수님도 유다도 죽습니다. 

그러나 한 사람만이 살아납니다.

죽지 않고 살아납니다.

주님은 유다를 살리고자 입맞춤을 하셨습니다.

그러나 유다는 영원히 입을 다물고 말았습니다.

그것이 되돌아올 수 없는 죽음입니다.

유다의 입맞춤을 생각하는 사순절 아침입니다.

좋은 날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