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에 관해

자신에게 관대하기

시릴로1004 2010. 4. 24. 09:05

 자신에게 관대하기

너는 많은 일을 겪으면서 상처를 받았다. 네 자신을 드러내어 상처를 치유하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그 상처가 얼마나 깊은지 새삼 느끼게 될 것이다.

한 꺼풀 한 꺼풀 벗겨내는 양파처럼 상처 하나를 치유하고 나면 또 다른 상처를 발견하고 실망할지도 모른다.

상처를 완전히 치유하기까지는 많은 눈물과 많은 아픔을 겪게 될 것이다.


그러나 두려워하지는 말자.

자신의 상처가 얼마나 깊은지 깨달았다는 것은 그 상처를 치유할 능력이 충분히 있음을 뜻한다.



상처를 치유하는 데 가장 힘든 건 머리가 아니라 실제로 느끼고 견디며 치유하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걱정하거나 이해하려 하거나 떠벌리기보다는 실제로 상처를 느끼고 아파하며 조용히 견뎌내려고 노력해야 한다.



상처를 머리로 받아들일 것인가 아니면 마음으로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대안을 놓고 결정을 내려야 한다.

머리로 받아들인다면 상처를 분석하고 원인과 결과를 파악하려들 것이며, 그럴듯한 말로 상처를 얘기하거나 글로 옮기려 할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해서 상처를 치유할 수는 없다.

진정으로 상처를 치유하려면 마음으로 받아들이면서 그 상처 때문에 자신이 파괴되는 일이 없을 거라는 확신을 가지는 것이다.

왜냐하면 너의 마음과 영혼은 상처를 견뎌낼 수 있는 충분한 힘이 있기 때문이다.



상처를 머리로 이해함으로써 마음으로 받아들이기가 쉽다면 머리로 이해하는 것도 결코 나쁜 것만은 아니다.

상처를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견뎌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왜 상처를 입게 되었나?

언제?

어떻게?

누구한테서?라는 의문이 뇌리를 떠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아낼 수만 있다면 상처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거라고 믿었다.

그러나 이런 의문에 해답을 찾아냈다 하더라도 큰 성과는 없었다.

단지 상처와 고통에서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관찰하게 되었을 뿐이다.

이제부터라도 네 자신이 고통과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고 생각하던 오만함을 벗어버리고 마음의 치유능력을 믿어야 한다.

마음으로라면 그 상처가 따뜻한 보살핌을 받고 그 상처의 파괴력이 사라질 것이며, 새로운 삶을 위한 풍요로운 토대가 마련될 것이다.



친구에게 상처받은 어린아이처럼 생각하고 상처를 하나하나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한다.

아이가 울부짖으며 상처를 준 친구에게 앙갚음을 하려 들면 들수록 상처는 더욱 깊어질 뿐이다.

하지만 아이를 위로하고 보살펴 주는 부모가 있다면 그 아이는 상처를 견뎌내고 친구를 용서하며 새로운 관계를 맺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자신에게 관대하라.

그리고 어린아이를 돌보는 부모처럼 마음으로 상처를 어루만지라............

 

<헨리 나웬,「마음에서 들려오는 사람의 소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