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현존체험

사랑안에 숨겨진 고통을 보며

시릴로1004 2010. 7. 8. 14:35

 

 

지나가는 어느 분, 노숙인은 아닌것 같은데 낚시(?)는 잘 되느냐고 큰 소리로 묻길래 속으로 웬 연목구어? 하며 무심결에 네, 고기가 잘 잡힌다고 대답하였다. 이번에는  미끼는 무엇으로 하느냐고 또 묻는다. 낚시 미끼는 초코파이, 커피 그리고 쌍화차라고 대답하니 씨~잇 웃는다. 마치 선문답하는것 같다.

전혀 예기치 않은 질문에 엉겹결에 대답을 하였으나 좀 지나 생각을 해 보니 질문한 사람의 의중을 정확히 짚고 대답한것 같다.그 지나가는 사람은 예수님께서 어부를 제자로 부르시는 장면을 그리며 우리를 보고 한 차원 높은 질문을 한것 같다. 얼마나 재치 있는 질문인가! 가히 '촌철살인'이다. 깨어 있지 않으면 두리는 주님을 만나 볼 수가 없다.

 

노숙인은 아닌것 같고  처음 보는 삼십대 후반의 술 취한 세 사람이 지나가다가  그중 한 명이  커피를 타주고 있는 박선교사를 보고 코 앞에 앉으며 아줌마? 누님? 하고 장난을 건다. 그 분은 아줌마가 아니고 선교사라고 내가 옆에서 호칭을 정정하여 가르쳐 주니 자기는 무신자라고 하며 또 '아줌마 '하며 수취심을 줄수 있는 도전적인 말을 한다. 잠시 긴장이 흐른다. 속으로는 성모님께 의탁과 지혜를 구하며 겉으로는  똑바로 그리고 당당하게 그 사람을 쳐다보며 우리는 천주교에서 노숙인들을 위해 봉사나온 선교사 라고 소개하고, 봉사하는 사람에게 최소한의 예의는 갖추어야 되지 않겠느냐고 하니, 예의???  하며 웃긴다는 표정이다. 여기서 시비가 벌어질것 같다. 침묵속에 구마를 하며 주님께 보호하심을 구한다. 마침 뒤에 서 있던 친구들이 그의 등을 두둘기며 가자고 졸르니 일어서며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한다. 이렇게 위기의 순간이 지나갔다. 

 

이곳 영등포 역사 주변은 윤락가가 함께 있어 가끔은 이곳에 윤락에 종사하는 분들이 올라오는 경우가 종종있어 취객들이 아녀자들을 보면 희롱하려는 짓도 한다. 역사대합실은 열려진 모두의 공간이기 때문에 위험의 노출이 심하다.

개구리가 어디로 튈지 모른다고 하듯이 술 취한 사람 또한 어떠한 행동을 할지 몰라 조심과 경계를 하지만 늘 불안하다.

 

그래서 더욱 주님께 의탁하는지도 모르겠다. "내 이름 때문에 수모를 당하는 사람은 행복하다"를 가슴에 새기며...

 

 

몸이 몹시 불편하여 지팡이를 집고 다니는  연세가 든 노숙인이 커피를 마시며 꼬기꼬기 접은 만원 한장을 꺼내 건네며 좋은 일에 써 달란다. 그 분 형편을 보면 도저히 받을 수 없고 오히려 우리가 그분을 돌봐 드려야  하는데 그 분의 성의를 봐서는 받지 않을 수 없다. 돈을 주고 가는 뒷 모습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다.

 

과부의 헌금을 생각나게 한다. 우리의 머리카락도 기억하시는 주님께서 그 분의 행실을 아시고 갚아 주실것을 믿고 화살기도를 드려준다. 그런가 하면 지나가다 커피 한 잔을 마신 어떤 분들은 우리의 취지를 아시고 선듯 만원 한장을 놓고 바삐가시는 분들도 가끔은 있어 인정이 메마르지 않음을 일깨워준다.

 

무릎 밑으로 인생을 보면 거기에 주님이 계시다고 했는데 이렇게 좋은 몫에서 주님과 함께 있음을 주신 주님께서는 찬양과 영광받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