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
멋진 대나무 한 그루가 굉장히 아름다운 정원에서 자라고 있었습니다.
정원의 주인인 주님은 다른 모든 나무들보다 이 대나무를 사랑했답니다.
한 해 두 해 지나가면서 대나무는 자라났고 단단해지면서 아름다워졌습니다.
대나무는 주님이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잘 알았기에 기뻤습니다.
어느 날, 주님은 사랑하는 나무에게 다가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랑하는 대나무야, 나는 너를 필요로 한다."
아름다운 대나무는 자신이 태어난 의미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는
바로 그 순간이 왔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큰 기쁨에 차서 말했습니다.
"주님, 저는 준비됐습니다. 당신이 원하시는 대로 저를 써 주세요."
주님의 목소리는 진지했습니다.
"너를 사용하려면 나는 너를 잘라야만 한다."
대나무는 무서워졌습니다.
"자른다고요, 주님? 저를, 당신의 정원에 있는 나무들 중에 가장 아름다운 저를요?
안돼요, 제발. 안돼요. 당신의 기쁨을 위해 저를 사용해 주세요.
하지만 제발, 저를 자르지 말아 주세요."
"나의 사랑하는 대나무야."
주님은 말했습니다.
"내가 만약 너를 자르지 않으면 난 너를 쓸 수가 없구나."
정원은 깊은 적막에 휩싸였습니다.
바람 또한 소리 내기를 멈추었습니다.
천천히, 대나무는 아름답고 견고한 자신의 기둥을 굽히며 속삭였습니다.
"주님, 만약 저를 자르지 않고는 사용을 할 수 없다면, 저를 자르세요."
"나의 사랑하는 대나무야."
주님은 말했습니다.
"너를 자르는 것 말고도 너의 잎사귀와 줄기도 잘라야 한다."
"저의 주님, 자비를 베풀어 주세요.
저의 아름다움은 파괴해도 되지만 저의 줄기와 잎은 남겨주세요."
"그렇게 할 수 없다면 난 너를 사용할 수 없단다."
해는 얼굴을 가리고, 나비는 무서움에 날아가 버렸습니다.
대나무는 떨면서 작은 소리로 말했습니다.
"주님, 줄기와 잎을 잘라주세요."
"나의 사랑하는 대나무야, 나는 너를 두 개로 잘라서 심장을 떼어내야 한단다.
이렇게 할 수 없다면 나는 너를 사용할 수 없단다."
대나무는 땅에 쓰러지며 속삭였습니다.
"주님, 저를 자르고 심장을 떼어내세요."
그리하여 정원의 주인인 주님은 대나무를 두 개로 자르고,
잎과 줄기를 뽑고, 심장을 떼어냈습니다.
그리고는 주님은 대나무를 맑은 물이 솟아나는 샘으로 가지고 갔습니다.
그 근처에는 가뭄에 메마른 땅이 있었습니다.
조심스럽게, 주님은
사랑하는 대나무의 한쪽 끝을 샘에 대고
또 다른 한쪽 끝을 메마른 대지 쪽으로 향하게 하였습니다.
맑고, 단 물이 대나무의 몸통을 통해 대지로 흘렀습니다.
벼는 물을 먹었고
수확은 엄청났습니다.
그래서 대나무는 비록 몸통은 잘리고 그 아름다운 모습은 없어졌지만
많은 축복이 되었습니다.
아름답고 튼튼한 나무였을 때
대나무는 자신만을 위해서 살았고 자신의 미를 바라보며 살았습니다.
이제 잘리고 상처 났지만 대나무는 수로가 되었고
주님의 왕국을 풍성하게 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를 고통이라 부릅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이를 "내가 너를 필요로 한다"고 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