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통에서도 장미꽃은 시들지 않는다
금요일에는 영하 -8도로 몹시 춥더니 오늘은 기온이 많이 상승한것 같다. 그래도 겨울 날씨이니 저녁이 되면 차가운 바람이 매섭다.
날씨가 매섭다 보니 대로 변에서 호객하는 윤락녀들도 경비초소같은 것을 만들어 놓고 두사람씩 짝을 지어 그곳에 전기난로를 놓고 추위를 녹이고 있다. 이초소는 전봇대를 기둥으로 삼아 홍보용 플랭카트를 위장막으로 사용하고 있어 눈에 잘들어오지 않는다.. 경찰단속에 눈속임을 하고 있고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그런대로 밤중에만 사용되고있다.
이렇게 하면서 장사(윤락활동)를 하는 모습이 안타깝고 측은지심이 난다. 옛날 용산윤락가에서 쉼터를 운영하는 곳을 방문 한 적이 있는데 그곳 수녀님께서 그곳에서 오랜동안 활동을 하셨기 때문에 그곳의 윤락녀들과의 친분이 두터워져 허물없이 농담을 주고 받는 사이였는데 하루는 어느 윤락녀가 수녀님보고 오늘은 너무 장사(?)가 않되요. 수녀님! 기도좀해주세요 하고 부탁하더란다. 그래서 그 수녀님이 그녀에게 미소를 지으며 어깨를 다돗여 주었다고하는 말을 염수녀님께 며칠전에 들었다.
그럼 나는 이곳의 윤락녀들이 나에게 기도해 달라고 하면 어떻게 대답을 하지? 아브라함이 아들 이삭을 제물로 바칠때 "야훼 이례"를
체험하였듯이 나도??? 하여간 묵상해 볼 일이다.
전에 자신 스스로 냉담자라고 소개하는 윤락녀를 만났는데 그 윤락녀가 은퇴하신 신부님들을 위해 기부를 하고 싶다고 의사를 표명한 적이 있었는데 오늘 또 그 냉담자를 만났다. 성당에 가고 싶은 마음에 성당 문 앞에 까지 갔었으나 도저히 들어갈 엄두가 안나 밖에만 머물다 왔다고 고백을 한다. 이러한 속사정이야 주님과 성모님께서 너무 잘 알고 계시겠지만 현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제 자리에서 맴돌고 있는 처지를 생각할 때 가슴이 져려온다. 성당문은 언제나 열려 있으니 아무때고 가서 주님께 조배하며 앉아 있을 수 있다고 말해 주었지만 그 손을 붙잡아 성당까지 인도하지 못하는 나자신이 부끄럽다. 그저 그 냉담자를 위해 기도만 할 뿐이다.
쓰레기 통에서도 장미 꽃은 시들지 않는다. 어느 처지에서도 주님께 감사를 드린다는 것이 쉽게 다가온다면 누구나 다 할 수 있을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