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에 관해

[스크랩] 대림...

시릴로1004 2010. 12. 20. 20:21

 

처음에 난 부끄러웠어요

내 가슴에는 온통 낮고 음울한

단조의 노래만이 있었거든요

혹 누군가 들여다보고

오, 지독한 우울이여 하며

기겁하며 도망갈까봐

난 밖으로 난 창이며 문을 꽁꽁 닫아 걸었답니다

 

어느 날 난

정말 알지 못하는 틈에 충일한 삶에 들떠서

가장 아름다운 찬미를 하고 싶어졌어요

내가 기억하는 가장 아름다운 가락과

가장 아름다운 시와

가장 아름다운 목소리로

정말 향기 나는 찬미를 하고 싶었답니다

 

그렇지만 이내 난 또 깨달았어요

내 안에는 여전히 어둔 첼로의

장중한 단조만 가득하단 걸.

총총거리는 어린 새처럼

혹은 새살거리는 바람이나 꽃송이처럼

정말 예쁜

사람의 노래를 부르고 싶었는데

할 수 있는 건 온통 눈물에 젖은

비애와 한숨과 탄식과 다친 목소리였으므로

나는 무척 상심하고 말았답니다

 

그런데 이젠 그 단조의 영혼이

아무 문제가 안 된단 걸 알아요

내가 부르는 노래가 이미

세상의 슬픔에 젖었지만,

난 그 슬픔을 통과하는 중이고

 

사람은 누구나 제가 가진

가장 아름다운 것으로 노래한다는 걸

그것이 가장 어여쁜 봉헌이란 걸

이제는 알게 되었거든요

 

출처 : 실천적 성경 연구
글쓴이 : 이선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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