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향만교수 묵상집

막달레나의 손과 토마의 손

시릴로1004 2013. 4. 7. 18:45

막달레나의 손과 토마의 손

 

우리는 예수님 부활 사건과 관련된 두 손의 이야기를 요한복음에서 듣게 된다.(요한 20, 11-18; 24-29) 한 이야기는 무덤에서 부활한 예수님을 발견하고 손을 데려는 마리아 막달레나의 이야기이고 다른 이야기는 예수님의 부활을 믿지 못하고 손에 있는 못자국과 옆구리에 손을 넣어보지 않고서는 믿지 못하겠다는 토마의 이야기이다. 예수님은 마리아에게는 손을 데지 못하게 하고 토마에게는 직접 옆구리에 손을 넣어보게 한다. 사랑하는 마리아 막달레나와 제자 토마에게 상반된 태도를 보이신 까닭이 무엇이지 생각하게 한다.

예수님의 무덤에서 시신이 사라진 것을 발견한 막달레나는 예수님의 시신을 찾아 거두려는 것이 자신이 할 수 있는 마지막 사랑의 표현이었다. 그런데 막달레나는 무덤에서 홀로 부활한 예수님을 만나게 된다. 부활한 예수님을 보았을 때 그녀는 사랑하는 예수님이 살아계심을 직접 손으로 확인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막달레나의 사랑을 이미 알고 계신 예수님은 말씀으로 부활을 확인시키셨다. 막달레나는 그 말씀대로 의심없이 부활을 믿었다. 그 말씀과 믿음으로 완전한 사랑이 부활하였다. 막달레나는 복음을 전하며 우리가 부활에 참여하는 길이 무엇인지 보여주었다. 진정한 사랑만이 부활을 믿고 전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토마는 그렇지 않았다. 전혀 예기치 않은 믿을 수 없는 사건이 나타났다. 그분이 진짜 예수님인지 확인하고 싶었다. 그는 부활한 예수님의 사랑의 성심에 관심을 갖기보다 고통의 상처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 그가 말하기 전에 예수님은 손을 상처에 넣어 보게 하셨다. 두 손이 하나는 사랑의 손길이었고 다른 하나는 의심의 손길이었다. 한 손은 보잘 것 없는 죄많은 여인의 손길이었고 다른 한 손은 선택받은 제자의 손길이었다. 막달레나는 예수님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였으나 말씀을 듣고 그분임을 알았다. 토마는 예수님의 얼굴을 알아보았으나 말씀을 믿지 않았다. 그러므로 한 사람은 부활의 신앙을 갖는 영적 행복을 느꼈고 다른 한 사람은 의심으로 영적 빈곤을 고백하게 된다. 한 사람은 무한한 사랑을, 다른 사람은 이성적인 확신을 추구하였다. 예수님은 두 사람에게 모두 원하는 바를 이루어 주셨다. 막달레나의 복음의 선포와 토마의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하는 고백이었다. 막달레나는 공동체와 더불어 기쁜 소식을 나누었고, 토마는 개인의 고백에 머물고 있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오늘 나의 손은 어떤 손인지 생각해 보게 하는 복음말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