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 동트기 전 현관문이 벌컥 열리더니 슬픔과 가책과 쓰라림에 가득 찬 베드로가 거기에 서 있었다. 나는 그의 몸 구석구석을 흐르고, 그의 영혼 갈피갈피를 채우고 있는 아픔을 보았다. 나를 바라볼때, 그의 건장한 몸은 고통으로 떨고 있었고, 눈물로 가득 찬 그의 두눈은 주님의 은총으로 돌아 갈 길을 간청하고 있었다. 바로 그 순간에 나는 베드로를 받아들이는 나의 행동이 그가 예수에게 되돌아 갈 수 있는 통로가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베드로를 위하여 후에 그가 예수 안에서 발견할 감정의 첫 번째 경험자가 될 필요가 있었다.
나는 내가 표현하고 싶었던 내 슬픔과 비난하는 마음을 제쳐두고 베드로를 받아들이려고 일어나 다가오라고 손짓하여 양팔을 활짝 벌려 이 고통에 찬 사람을 받아 들였다. 그는 내품에서 예수의 자비와 그를 돌려 받고자하는 내 아들의 바람을 느꼈다. 내가 말 한 마디도 하기 전에 그는 예수가 그에게 내미는 일치와 용서의 몸짓을 읽어 내었다.
나는 베드로에게 조심스럽게 말했다. 나는 내가 아는 예수의 마음으로부터 나올 위안의 말과 내 아들의 무조건적인 사랑과 관용의 말을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조용한 위로의 목소리로 베드로에게 예수가 그를 얼마나 사랑하며, 이미 그를 용서하였으며, 여전히 그의 교회를 이끌 사람으로 신뢰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는 닭이 우는 순간에 베드로의 눈을 꿰뚫어 보았던 예수의 응시가 그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나약한 인간 본성을 이해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베드로에게 말하고 있는 동안, 나는 내 마음에서 내 자신의 슬픔, 내가 당한 일, 예수의 부당한 수난 등에 관한 생각을 떨쳐버렸다. 나는 내 마음을 온통 베드로가 나를 필요로 한다는 사실에 집중했고, 그래서 그에게 어머니로서, 위안자로서, 친구로서 온전히 현존할 수 있었다. 나는 그 순간 예수가 바로 그랬을 거라고 여긴 만큼 베드로에게 완전히 집중했다.
나는 내 아들이 배신당하고, 그가 선택했던 친구들로부터 버려지고, 고문당하고 조롱당하는 모습을 보았을 때, 내가 느꼈던 감정을 계속 고집하고 싶은 느낌이 내 안에 존재한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특히 예수가 반석으로 선택했던 베드로에게 느낀 실망을 내비치고 싶은 느낌을 잘 알 수 있었다. 그러나 겸손하게 회개하는 베드로의 모습을 보는 이 순간에, 나는 내 모든 감정의 힘을 이 회개하는 사람에게 쏟았다. 나는 가장 고상하고 좋은 것을 구하는 내 아들의 열정을 되새김으로써 강해졌다.
나는 눈물에 지친 베드로의 눈을 들여다보고, 번민에 찬 질문을 읽었다. “이제 무엇을 할까요?” 나는 내 아들의 용서가 그의 존재 안으로 그의 소명 안으로 기꺼이 되돌아간다고 상상했다. 나는 베드로가 그의 용서받고 회개한 상태에서 완전히 새로운 열정을 가진 것을 그려볼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베드로가 부활한 내 아들을 처음 만나는 순간을 상상하도록 도왔다. 이것이 이 선택된 사도에게 새로운 희망과 용기를 가져다주어 나중에 그 자신이 예수의 열정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다시 체험할 수 있게 하였다.
나는 베드로가 말할 필요가 있음을 느꼈다. 그래서 나는 그에게 단순히 “베드로, 무엇이 너를 나에게 데려왔느냐?”하고 물었다. 베드로는 나를 바라보고, 이제 안도의 눈물을 조용히 흘리며 내게 말했다. “예수님을 부인하는 말이 내 입에서 떨어졌을 때, 나는 새 날이 밝았음을 알리는 닭이 우는 소리를 들었어요. 주님에 대한 심문이 끝나 그들이 법정으로 그 분을 끌고 나왔어요. 바로 그 순간에, 주님께서는 몸을 돌려 나를 똑바로 바라보셨어요. 나는 공포에 질린 채 새 날의 어스름 빛 속으로 달아났어요. 나는 주님께서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신 뒤에 견딜수 없었어요. 나는 그분을 부인한 순간의 흉측한 기억 속에서 그곳에 머물러 있을 수 없었어요. 내 마음은 사랑하는 주님을 부인한 것이 너무 혐오스러워 갈가리 찢어졌어요. 나는 비통하게 울었어요. 예루살렘 거리로 비틀거리며 돌아올 때에 나는 깊어 가는 절망이 성모님께 달려오고 싶은 욕망으로 차단됨을 느꼈어요. 나는 예수님의 시선을 기억했어요. ‘어머니께 가거라. 베드로야! 내 어머니께 가!‘ 나를 위한 다른 희망은 존재하지 않았어요. 어디에서도 내 절망과 심판을 면할 길이 없었어요. 그래서 나를 도울 수 있는 유일한 분이신 성모님께 곧장 달려 왔어요.”
우리는 둘 다 예수의 덕행의 품안에 감싸였고, 우리는 둘 다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멜바 피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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