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앞에 귀엽게 앉아있는 아이는 '마족'이라는 아이입니다. 나이는 8살 정도인데 속에는 80살 노인네가 들어앉아 있습니다. 부모 친척이 없는 고아라서 저희 기숙사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지금은 방학인데도 갈 곳이 없어 그냥 기숙사에 있습니다.
생긴것과는 달리 엄청난 말썽 꾸러기 입니다. 얼마나 게으른지 챙기지 않으면 열흘도 좋고 한 달도 좋습니다. 절대 씻지 않습니다. 크리스마스라 씻고 나온 얼굴이라 사진엔 괜찮게 나온 편입니다.
왜 그렇게 학교는 가기 싫어하는지, 숨는데 귀신이라 매일 아침 숨바꼭질해가며 보내는데도 일 주일에 두 세 번은 가지 않습니다.
아이들과 싸울땐 절때 주먹으로 하지 않습니다. 그냥 주위에 있는 돌로 해결을 해 버립니다. 왼 쪽 팔 다리에 약간의 마비기가 있어 주먹으로는 상대가 되지않기 때문입니다.
답이 나오지 않는 아이입니다.
그래도 어찌 합니까? 미우나 고우나 내 새낀(?)데,
한 번은 휘어잡아야 되겠다 싶어 밖으로 내쫓은 적이 있습니다. 고픈배 움켜쥐며 하루는 밖에서 버티더디 둘째날은 도저히 안되겠던지 눈물과 코물이 범벅이 되어 무조건 잘 못했다며 돌아왔습니다.
지금은 많이 좋아지고있습니다. 그래도 평균에는 한참 떨어집니다.
아직도 매일 심리전은 계속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저는 이런 '꼴통'들을 좋아합니다. 왠지 은근히 정이 가서 그렇고, 나의 인내심을 단련시키고 키워주는 '성소막이'들이라는 생각 때문에도 그렇습니다. '꼴통'들은 운동 선수들이 다리에 차고 뛰는 모래 주머니 같은 아이들입니다. 모래 주머니가 종아리에 알통이 배기게 하듯 우리의 인내심에 알통이 배기게 하는 인물들이 바로 요놈들이기 때문입니다.
'꼴통'들의 심리는 알고 보면 아주 간단한 방정식 입니다.
사랑 받고 싶어하는 마음의 삐뚤어진 표현 방식(방정식)입니다. 하지만 삐뚤어진 표현 방식(방정식)을 바로 잡는데는 (푸는데는) 몇 년에서 몇 십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사랑은 기다림인것 같습니다.
사랑은 인내인것 같습니다.
예수님께서 끝까지 우리를 기다려 주듯이
우리도 끝까지 우리의 '꼴통'들을 기다려 주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꼴통의 주어는 '너'도 될 수 있지만 '나'도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