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륨 섭취땐 몸속 나트륨 빨리 배출… 감자·오이 드세요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어쩔 수 없이 짠 음식을 많이 먹었다면, 혈압을 올리고 혈관을 손상하는 나트륨을 몸 밖으로 빨리 배출시킬 수는 없을까. 나트륨 해독법을 알고 실천하면, 일상생활에서 나트륨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과잉 섭취된 나트륨의 약 90%는 신장에서 서서히 걸러져 소변으로 배출된다. 나트륨 섭취량이 많을수록 그 기간은 오래 걸린다. 그 사이 고혈압을 일으켜 인체 장기를 망가뜨린다. 매일 짠맛에 노출되면 만성 상태가 된다. 소변으로 나트륨이 빨리 나가도록 하는 게 관건이다. 그 역할을 하는 것이 칼륨이라는 전해질이다. 칼륨을 섭취하면 칼륨이 세포 안으로 들어가면서 나트륨을 세포 밖으로 내몬다. 밖으로 튕겨 나온 나트륨은 콩팥에서 걸러져 소변으로 빠져나간다. 즉 칼륨은 나트륨을 배출구 쪽으로 몰고 가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칼륨 성분 자체가 혈압 조절 호르몬을 자극해 혈압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주는 역할도 한다. 고혈압에 나쁜 것은 나트륨, 좋은 것은 칼륨이라고 기억하면 된다.

따라서 칼륨이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을 자주 섭취하면 혈압에 좋다. 칼륨은 색깔 진한 과일과 푸른색의 야채에 많다. 줄기보다 색깔 있는 이파리에 많다. 우유를 먹으면 소금기를 빼는 데 좋다고 알려졌으나, 우유에는 칼륨이 그다지 많지 않다. 칼륨은 감자·오이·오렌지·바나나·두부 등에도 많다.
단, 신장병이 있는 사람은 칼륨 섭취를 많이 하면 안 된다. 칼륨이 과잉 축적돼 심장에 부정맥을 일으킬 수 있다. 신장 기능이 정상이면 칼륨 농도가 자동 조절돼 그런 일이 없다. 두 번째 나트륨 배출 루트는 대변이다. 약 5%를 차지한다. 그밖에 나트륨은 땀이나 체액 분비물을 통해 나간다. 대변의 양을 늘리고, 변비를 막아주는 감자, 늙은 호박 등 섬유질 풍부한 음식이 나트륨을 빼는 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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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염·죽염… '건강 소금'도 소금은 소금
대부분 나트륨 비율 80% 넘어

최근 건강을 중시하는 풍조가 널리 퍼지면서 마그네슘·칼슘 등 영양소가 풍부하다고 강조하는 일명 '건강 소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소금은 결국 소금"이라며 과잉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소금들의 성분을 살펴본 결과 소금의 주성분인 염화나트륨(NaCl) 비율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염전에 바닷물을 끌어들여 수분을 증발시켜 만든 천일염, 바닷물을 정제한 농축 함수나 원료 소금을 녹인 물을 증발관 등에 넣어 만든 기계 소금(정제 소금·식당에서 흔히 쓰는 소금), 죽염 등 소금을 만드는 방식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어떤 방식의 소금이든지 대부분 염화나트륨 비율이 8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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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시, "5년간 시민들의 나트륨 섭취 20% 줄이겠다" 선언한 뒤
요즘 미국 뉴욕시는 나트륨과 한창 전쟁 중이다. 블룸버그 뉴욕 시장은 지난 2010년 1월 신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향후 5년간 뉴욕 시민의 나트륨 섭취량을 20%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가공식품과 레스토랑 음식의 나트륨 함량을 25% 줄이는 계획을 세웠다. 이는 미국인들의 나트륨 섭취 80%가 포장 식품이나 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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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마다 종아리 퉁퉁 붓는 어르신… 특효약은 '싱겁게 먹기'
김남진(가명·87)씨는 저녁만 되면 다리가 퉁퉁 부었다. 양쪽 종아리 부위가 부어서, 허벅지 굵기와 비슷할 정도였다. 발도 부어 신발이 맞지 않아 뒤축을 꺾어 신어야 했다. 종아리에는 항상 양말에 눌린 자국이 선명하게 남았다. 이에 대학병원을 찾아 심장과 간, 신장과 갑상선 검사를 받았다. 거기서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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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겁게 먹기 송' 부르며 세살 식습관 바꾼다
3~7세 취학 전 아이들이 모여 있는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청 어린이집. 지난 24일 오전 11시쯤 보육교사 김순영(27)씨가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는 이곳 까치반 여섯 살 아이 13명 앞에서 "어떤 음식에 나트륨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 우리 한번 찾아볼까요?"라고 했다. 그러자 아이들은 탁자 위에 놓인 라면·과자·마늘빵·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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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게 먹는 울산·부산·대구… 신장병 환자 많아
울산, 부산, 대구 등 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한 영남 지역에는 만성 신장병 환자가 다른 지역보다 두드러지게 많다. 인종도 같고, 생활 패턴도 같은데 왜 그럴까.대한신장학회는 2009년 대학병원 20여개의 신장내과 교수진과 함께 만성 신장병 환자 발생에 지역 간 차이가 있는지 대규모 역학조사를 했다. 만성 신장병은 고혈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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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콩팥병 앓던 72세, 10년간 소금 없이 밥먹었더니
아침 식탁에 앉은 김성식(72)씨 앞에 두 개의 접시가 놓였다. 한 접시에는 사과와 바나나, 토마토와 키위가 3~4쪽으로 썰려 가지런히 담겼다. 다른 한 접시에는 삶은 가지와 당근, 파프리카, 양배추가 놓였다. 여기에 소금을 넣지 않고 구운 호밀빵과 단호박을 갈아 삶은 죽, 우유 한 컵 등이 김씨 아침 식단의 전부다.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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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본사 사내 식당, 음식에 소금을 3분의 1 줄였더니…
임직원 1700여명이 근무하는 서울 강남구 삼성역 근방의 포스코 서울 본사. 지난 3일 정오쯤, 포스코센터 3층 사내 식당에서는 사원들이 밥과 반찬을 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섰다. 오늘의 메뉴는 육개장, 두부·계란 지짐, 멸치조림과 잡곡밥 등이다. 여느 사내 식당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곳 배식 코너에는 특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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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신장내과 교수, 7개월간 자신의 소변 염도 쟀더니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김성권(63) 교수는 매일 새벽잠에서 깨어나자마자 소변을 컵에 담는다. 그러고는 짠맛을 테스트하는 펜대 모양의 전자 염도계로 소변의 염도를 측정한다. 병원에 출근하여 오후 늦게 다시 한 번 자신의 소변 염도를 측정한다. 이렇게 하루 두 번의 소변 검사를 지난해 5월부터 매일 해왔다.그의 수첩에는 지난 7개월 동안의 소변 염도 수치가 빽빽이 적혀 있다. 염도 측정 시간, 당시 혈압, 혈당, 맥박, 체중 그리고 만보계로 잰 하루 걸음 수를 깨알 같은 숫자로 촘촘히 기록했다. '새벽 소변'의 염도는 전날 저녁에 먹은 음식에 소금의 주성분인 나트륨이 얼마나 많이 함유됐는지를 반영한다. 음식으로 섭취한 나트륨은 4~8시간이 지나면 소변으로 배출된다. '퇴근 소변' 염도는 아침과 점심의 나트륨양을 보여주는 셈이다.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김성권 교수가 지난 7개월 동안 매일 자신의 소변 염도를 체크하여 수치 변화를 그래프로 만들고, 그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김 교수는 “소변 염도가 높게 치솟은 날은 전날 회식이나 외식한 날”이라며 “그때는 혈압도 8~10mmHg 올라갔다”고 말했다. 오른쪽 사진은 매일 소변의 염도, 혈압, 맥박, 혈당, 걸음 수, 체중을 기록한 김성권 교수의 수첩. /채승우 기자
데이터의 정밀함을 추구하는 내과 교수답게 그는 자신의 소변을 전해질 정밀 분석기에 넣어서 집에서 간이 염도계로 측정한 수치가 정확한지를 수시로 검증했다. 김 교수는 "나트륨 분석 컴퓨터 프로그램을 돌려서 소변의 염도를 기준으로 내가 하루에 얼마나 소금을 먹었는지 환산하여 수치화했다"고 말했다. 장기간 하루 두 번 소변의 염도와 혈압을 측정하여 일상생활에서 얼마나 짜게 먹고, 그것이 혈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본 전 세계에 유례가 없는 그만의 체험 실험이다.
그러자 놀라운 현상이 적나라한 수치로 드러났다. 소변 염도가 어떤 날은 급격히 치솟고, 어느 날은 떨어졌다. 이를 하루 소금 섭취량으로 환산하니까 WHO(세계보건기구) 권장량은 5g(1 티스푼)인데, 어떤 날은 19g(4 티스푼)까지 먹었다. 어느 날은 4g만 섭취했다. 널뛰기가 반복됐다. 현재 한국인의 하루 평균 소금 섭취량은 12g(WHO 권장량의 2.4배)이다.
김 교수가 소변 염도 변화를 일상 스케줄과 비교 분석했더니 소금 섭취량이 급상승한 날은 그 전날 저녁에 회식했거나 외식을 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소변 염도가 낮았던 날들은 집에서 싱겁게 조리된 가정식을 먹은 날이다.

김 교수는 "한식집을 가든 고깃집을 들르든 일식집을 찾든 평소와 비슷한 식사량을 했음에도 그다음 날 내 소변 염도는 어김없이 급상승했다"며 "그런 날은 혈압도 영락없이 8~10(mmHg) 올라갔다"고 말했다. "이는 우리나라 외식 전체가 소금에 과도하게 절여 있고, 그걸 먹으면 먹을수록 혈압은 크게 오른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김 교수는 말했다.
그가 이런 실험을 한 계기는 자신의 몸에 대한 성찰과 개혁에서 비롯됐다. 그는 고혈압과 신장병 분야 최고 권위자로 국제 학술지에 연구 논문을 100여편 실었다. 대한신장학회 이사장도 역임했다. 하지만 진료와 연구에 바쁜 생활을 보내느라 정작 자신의 건강관리를 소홀히 했다. 점차 혈압과 혈당이 오르고 체중이 불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은 물론 많은 환자가 혈압 관리에 애를 먹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그 주범은 소금 즉, 나트륨 과다 섭취에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런 위험성을 체험 실험으로 몸소 입증하려 했던 것이다. 김 교수는 "나트륨 과다 섭취에 따른 고혈압이 혈관 덩어리인 콩팥을 망가뜨리고 뇌경색, 심근경색증 발생의 주된 원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싱겁게먹기실천연구회'를 출범했다.

/채승우 기자
김 교수는 "인공과 가공의 세상과 떨어져 사는 아마존 원주민들의 하루 소금 섭취량은 우리의 10분에 1도 안 되는 0.5~1g인데도 건강하게 살아간다"며 "이를 보면 현대인이 외식과 가공식품의 범람 속에 얼마나 심하게 짠맛에 길들여 있는지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 때문에 나트륨 과다 섭취 문제는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며 "외식, 가공식품, 음식 재료, 가정식, 식습관 등 우리 사회 음식 산업과 제도, 음식 문화 전반에서 소금기를 빼는 대대적인 캠페인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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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트륨은 혈관 망가뜨리는 방아쇠… 짜게 먹으면 온몸 망친다
[건강한 삶 9988(99세까지 팔팔하게 삽시다)프로젝트 - 1부 나트륨] [1] 나트륨의 해악, 얼마나 심하나 -고혈압 유발 '이중효과' 혈액 염도 오르면 삼투압 현상 혈액량은 대폭 늘어나는 반면 혈관세포 자극, 혈관은 좁아져 -심장·뇌혈관질환 기폭제 혈관 가장 많은 콩팥부터 파괴… 나트륨 몸밖 배출 지연 악순환 뇌·심근경색 위험 크게 증가
어느덧 우리는 100세 장수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누구나 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삶을 마치기도 원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65세 이상 고령자 10명 중 8명이 고혈압이나 당뇨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 젊은 세대들은 서구식 고지방질 식사, 운동 부족에 빠져 앞선 세대의 질병을 답습하고 있다.
자칫 건강 장수 사회는 꿈에 불과할 수 있다. 이제 질병 양산하는 사회에서 건강 다지는 대한민국으로 거듭나야 할 때다. 그러려면 개인의 노력은 물론 사회 전체가 바뀌어야 한다. 이에 조선일보는 올해를 건강한 삶을 위한 9988 프로젝트를 연중 기획으로 전개할 예정이다. 1부 나트륨 편을 연재한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짠맛에 절어 있다. 외식과 가공업체들은 짭조름한 맛으로 입맛을 묶어 놓고 있고, 우리는 그것에 중독돼 왔다. 소금의 주성분인 나트륨 과다 섭취는 거의 모든 만성질환의 시발점이다. 음식을 통해 들어온 나트륨은 혈액으로 들어간다. 그러면 혈액의 염도가 높아져 삼투압 현상으로 주변의 물을 혈액 내로 대거 끌어온다. 갑자기 혈관 내 홍수가 생기는 현상이다. 늘어난 혈액 볼륨으로 혈관이 부풀면 혈관 벽이 압박을 받는다. 나트륨 과다 섭취가 일상이 되면 동맥의 벽은 갈수록 딱딱해질 수밖에 없다. 이는 동맥경화로 가는 직행 길이다.
나트륨의 해악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나트륨 자체가 혈관 내피세포를 자극해 혈관을 수축시킨다. 혈액 볼륨은 늘어 가뜩이나 혈액순환이 부담스러운데, 동맥마저 수축해버리면 동맥 내부의 압력은 이런 이중 효과로 급속히 치솟는다. 고혈압이 안 생기는 것이 이상한 것이다. 고혈압 상태가 되면 혈관 덩어리인 신장이 가장 먼저 손상당한다. 콩팥 혈관이 딱딱해지고 망가진다. 신장은 체내 과다 섭취된 나트륨을 소변으로 걸러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신장이 망가져 나트륨 배출이 지연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뇌혈관 동맥도 ‘나트륨 고혈압’으로 동맥경화를 앓는다. 뇌동맥이 막히는 뇌경색 발생 위험 요인이 된다. 때론 뇌동맥이 고(高) 압력을 못 견디어 출혈을 일으키기도 한다. 고혈압은 심장 근육을 압박하여 경화를 일으키고,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에 손상을 준다. 이로써 나트륨 과다 섭취가 연쇄 고리로 연결돼 고령 장수의 3대 복병인 만성 신부전증, 뇌경색, 심근경색증의 기폭제 역할을 하는 것이다.
나트륨 과다 섭취는 또한 위점막을 자극한다. 위 점막을 퇴행·위축시켜 위암 발생의 위험을 높인다. 특히 소금에 오랫동안 절인 음식을 통한 나트륨 과다 섭취는 직접적으로 위암 발병 요인이 된다. 나트륨 과다 상태는 또한 칼슘이 소변에서 배출되는 현상을 촉진한다. 뼈에서 칼슘이 빠져나오게 하니, 골다공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나트륨이 위험한 것은 중독성이 있기 때문이다. 나트륨을 섭취하면 소화기에 있는 나트륨 수용체가 자극을 받아 뇌에 있는 중독 중추를 흥분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계속하여 짠맛을 찾게 되는 것이다.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김성권 교수는 “우리 사회 음식 전반에 나트륨이 과도하게 함유됐기 때문에 나트륨 과다 섭취 문제는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며 “가정식, 외식, 가공식품, 음식재료, 식습관 등 우리 사회 음식 산업과 문화, 제도에서 짠맛을 줄여나가는 대대적인 캠페인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소금과 나트륨
나트륨은 철분·칼슘과 같은 무기질의 일종이다. 인체에 들어와 삼투압을 통해 체액의 양을 조절한다. 과다 섭취하면 고혈압을 유발한다. 소금 성분의 약 40%가 나트륨(Na· Sodium)이고, 소금이 나트륨 섭취의 최대 공급원이기 때문에 '싱겁게 먹기'는 '나트륨 적게 먹기'와 같은 의미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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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트륨 섭취 늘자… 30·40대 고혈압 급증
박진영 기자 
하루에 최고 6808㎎ 먹어 WHO 권장량의 3.4배… 그중 절반을 외식 통해 섭취

우리가 인지하지 못한 채 갈수록 짠맛에 길들여지면서 나트륨 섭취량도 따라 늘고 있다.
2007년 우리 국민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4453㎎이었다. 그러다 2011년에는 4791㎎으로 늘었다. WHO(세계보건기구) 권장량 2000㎎의 2.4배가량이다. 나트륨은 소금의 주성분이다. 최근 5년 동안 우리가 먹는 음식에 들어가는 소금양이 점점 더 많아졌다.
이 때문에 우선 고혈압 환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의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2007년 만 30세 이상 성인 가운데 고혈압 환자 비율은 25.1%였다. 하지만 2009년에는 28.0%, 2011년에는 30.8%로 늘어났다. 4명 중 1명꼴이던 고혈압 환자가 5년 만에 3명 중 1명꼴로 증가한 것이다.
고혈압은 통상 혈관 탄력이 떨어지는 50대 후반이나 60대에 발생한다. 하지만 짠맛에 익숙해진 한국인에게 고혈압은 젊은 층에서도 급증하고 있다. 30대 고혈압 유병률은 2007년 7.5%에서 2011년 9.1%로 증가했다. 40대도 15.7%에서 21.1%로 높아졌다. 이무영 동국대일산병원 심혈관센터장은 "최근 고혈압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 10명 중 3~4명은 30~40대로, 젊은 환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이 30~40대 남성들은 직장 생활 등 외부 활동이 많은 연령대다. 그러다 보니 섭취하는 나트륨양의 절반(48.6%)을 외식을 통해 먹고 있으며, 하루 나트륨 섭취량은 6808㎎이다. 국민 평균(4791㎎)의 1.4배, WHO 권장량의 3.4배에 이른다.
고혈압 환자가 늘면서 진료비도 덩달아 늘었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07년 고혈압 관련 건강보험 총진료비는 1조9000억원이었다가 2008년에는 2조원을 넘었고(2조1000억원), 2011년에는 2조3044억원으로 증가했다. 우리 사회에 스며든 짠 음식이 고혈압을 양산하고, 국민 의료비를 축내는 상황이다. ..........................................
나트륨에 중독된 한국인… 10명 중 8명 짜게 먹는다
· 김성모 기자 
"보통 간으로 먹는다"는 사람도 WHO 기준의 2배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7~8명은 짠맛에 길들여진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정도로 간을 맞춰 먹는다'고 생각하는 국민도 실제로는 세계보건기구(WHO) 나트륨 권고량의 2배 이상을 하루에 섭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2012년 2~11월 전국에 거주하는만 18세 이상 국민 3223명(남성 1337명, 여성 1886명)을 대상으로 '짠맛 미각(味覺) 검사'를 실시한 결과 짜게 식사하는 국민이 76%로 나타났다고 31일 밝혔다.
검사는 참가자들에게 나트륨 농도가 다른 콩나물국 시료 5개(약 5g씩)를 맛보게 한 뒤 짠맛의 강도와 가장 적당한 간이라고 생각하는 선호도 결과 등을 분석한 것이다.
검사 결과 ▲'짜게 먹는다'고 분석된 참가자는 7.7%(249명) ▲'약간 짜게 먹는다'는 27.4%(883명) ▲'보통으로 먹는다'는 40.9%(1319명)로 보통 이상의 짠맛을 즐기는 참가자가 76%에 이르렀다.
그런데 '보통 간으로 먹는다'고 평가받는 콩나물국 시료의 염도를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으로 환산하면 4791㎎으로 나타났다. 이는 WHO 권고량 2000㎎의 2.4배 정도다. 반면 ▲'약간 싱겁게 먹는다'는 사람은 16.5%(531명) ▲'싱겁게 먹는다'는 7.5%(241명)로 전체 참가자의 24% 정도에 불과했다.

소금 자료사진. /조선일보DB
이번 짠맛 미각 검사에서 콩나물국 시료 가운데 가장 짠맛(나트륨 농도 1.25%)을 선호한 사람들은 거의 바닷물 수준에 근접한 염도를 적절한 간으로 생각한 사람으로, 이 정도 짠맛을 즐기는 집단의 하루 나트륨 섭취량 환산치(1만9319㎎)는 WHO 권고량(2000㎎)의 9.6배 이상일 것으로 추정됐다.
또 약간 짜게 먹는다(농도 0.63%)고 분석된 집단도 WHO 권고량의 4.8배(9737㎎) 나트륨을 섭취할 것으로 분석됐다. 약간 싱겁게 먹는다(농도 0.16%)고 분석된 집단은 WHO 권고량에 가장 근접한 2473㎎의 나트륨을, 가장 싱겁게 먹는 집단(농도 0.08%)은 하루 1236㎎ 정도의 나트륨을 섭취할 것으로 식약청은 예상했다.
식약청 관계자는 "나트륨 과잉 섭취는 고혈압이나 심혈관계·심장 질환 등을 유발하기 때문에 2013년에는 국민의 짠 입맛 정도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나트륨을 줄일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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