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에 관해

추카추카 우리 주님 나셨어요...*** 심흥보신부님글

시릴로1004 2009. 12. 25. 15:05

추카추카~~우리 주님 나셨어요~~***

+ 성탄을 축하합니다~~~!!

 

 

다시 들여다보기

 

기억할 수 없지만

그래서 처음을 고스란히 들여다볼 수는 없지만

그래도 애를 쓰며

낙엽처럼 잎을 다 떨구고

 

다 벗은 나

알몸인 나

또 한 해의 겨울을 들여다보기

 

그가 아기로 나셨다!

모든 장식이 배제된

심지어 냄새나고 더럽고 눅눅한 한기 속의 마구간

그곳에 그가 다시 나셨다!

 

알몸으로 나지 않고서는

정직한 모습을 만날 수 없다

살아온 세월만큼 겹겹이 걸친 우리 삶의 외투를 보라

도무지 벗어내기 어려운

 

낙엽 진 밤으로 그가 온다

따뜻한 이파리조차 다 떨어진 나무그늘로 그가 온다

사랑이 아니고는 보듬을 수 없는

지독한 목숨으로 나셨다

 

사랑한다고

감히 사랑한다고

그를 그리워하는

또 한 해의 겨울

 

기억할 수 없지만

아무것도 걸친 것 없던 그때

그 순간!

 

나도 가만 들여다본다

그를 맞기 위해

다시 들여다본다

 

 

 

포근한 크리스마스 이브...

그 밤, 성냥팔이 소녀의 마지막 성냥 하나만큼의 온기라도 서로에게 나눠줄 수 있다면

주님이 우리 안에서 덜덜 떨지 않으시겠지요.

늘 따뜻하고, 늘 고요히, 주님 안에서 기쁜 나날 되시기를 더불어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