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묵상

예수의 이름으로 우리는 얼마나 많은 잘못을 하는가?

시릴로1004 2009. 12. 29. 12:55

 

 

 

  "아기 예수 오신날"   우리 모두를 구원하기 위해 가장 낮은 자세로, 그리고 가장 천한 곳에 신(神)이 사람으로 내려오신 날.

그날의 기쁨을 노숙인들과  함께 나누고자 두툼한 방한모대신 산타클로스 모자를 쓰고 밤 12시에 영등포역 대합실을 향하였다. 2층 대합실에 가까이 오니 밴드 소리가 난다. 이미 광야교회에서 "아기 예수의 잔치"를 하고 있었다. 언제 까지 하느냐고 물으니 밤 2시 까지 한다고 한다. 이렇게 늦은 밤시간까지 하는 것은 매주 화요일 밤예배를 제외하고는 하지를 않하였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할지 아주 난감한 처지였다. 

 

더욱 난감한 것은 오늘 부터 12월 31일 (밤12시-2시)까지 계속한다는 것이었다. 서로가 경쟁할 것도 또 경쟁할 필요도 없고 어느쪽이든 그들과 함께 주님의 사랑을 전하면 주님 보시기에 좋은 것 아닌가? 일단 철수하기로 결정하고 뒤 돌아서니 그래도 마음 한구석에는 아쉬움이 짓게 남는다.

왜냐하면 나는 새벽 4시30분까지 노숙인들과 함께 할 수 있고 또 새벽녁이 제일 춥기 때문에 뜨거운 차 한잔이 절실하기도 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다음 봉사때도 이들과 두 번이나 겹치기 때문에 어떻게 나는 해야하나 하고 주님께 지혜를 청하며 그 봉사때까지 기도를 하였다.

 

성탄을 지난 주일 날의 일이다.

나는 평상시 대로 대합실에 올라가니 예견한 대로 이미 '광야교회'의 담임 목사가 설교를 하고 있었다. 대충 예배보는 노숙인들이 40여명 쯤 되어 보였다. 그리고 대합실 양 옆으로 그대로 두러누어 자는 노숙인들과 자기들 끼리 술잔을 나누는 사람들, 또 서성이면서 설교를 듣는 사람들 여러 형태의 모습이었다.

나는 일부러 가슴의 십자가 고상이 보이도록 잠바 지퍼를 열고 다가가  교회의 간부로 보이는 분들과 나는 천주교 선교사이고 이곳에서 주일 밤 12시부터 새벽 4시 30분까지 봉사하고 일년이 되었다고 소개를 하였고,  담임목사의 예배가 끝나고 나서 나는 스스로 다가가서 나를 소개하였다. 이곳에서 내가 노숙인들을 위해 철야봉사를 한다는 것을 광야교회의 담임목사도 공식적으로 알게 된것이다.

 

내가 잠시 담임목사의 설교를 듣는 중에 어떤 청년이 지나가다 목사를 향해 담뱃불을 던지며 무엇이라고 하며 지나갔다.

그순간 하느님 말씀을 설교를 하던 목사님이 '저X끼 이리로 끌고 와!' 하며  큰 소리를 치는 것이 아니가!!!???

우르르 몇사람의 몰려 가서 그 청년을 강제로 끌고 와서 맨 앞좌석에 끓어 앉힌다. 그 목사님왈 저런사람이 회개하면 큰 사람된다고! 하기야 맞는 말이다. 대 바오로 사도도 강제로 주님의 빛을 받아서 박해자 사울에서 주님을 섬기는 충직한 바오로로 되지 않았던가!  그런데 왜, 그말이 귓가를 계속 맹돌까?  그 정제되지 않은 말!  노숙인들과 뼈를 같이 해와서 친숙해진 말투가 그렇게 된것인가? 아니면 그 속의 저변에는 자기의 우월감이 존재해서 일까? 그러면 예수님은 어디에 계셔야 될까?

 

잠시 숨을 가다듬고 있던 그 청년이 일어나려고 하니 또 강제로 꿇어 앉힌다. 그러면서 손찌검까지. 실랑이가 크게 벌어졌다. 그 청년이 급기야는 112에 신고하여 경찰관이 와서 해결이 났다.

 

이런 일련의 사건을 보면서

나는 얼마나 예수님의 이름으로 잘못이 저질러 지는지를 목격할 수 있고 왜곡된 모습을 본다.

그 목사님이 과연 노숙인들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있는지를 아니 물어 볼수 없다. 왜냐하면 성탄절 당일은 그럴수 있다고 하지만 일주일 계속 자정 12시부터 2시까지 두시간 동안 노숙인들을 위한 선교내지 예수님의 사랑을 전한다고(이것은 분명 선한일이다)하지만 그것이 진정 주님께서 바라고 계시는 것인가!? 마치 게세마니동산에서 예수님께서 붙잡혀 가실 때 옆에 있던 베드로가 병사 말코스의 귀를 칼로 잘랐듯이. 그 노숙인들은 매일 밤 울려퍼지는 주님의 말씀으로 잠잘수 있는 권리를 박탈 당하고 있다. 그들이 밤에 잠 잘수 있는 시간은 단지 두 시간 정도 뿐이기 때문이다.

 

예배가 끝나야 먹을 것을 주는 행태, 비록 주님께서 우리 모두에게 자유의지를 주셨지만 이들은 목구멍이 포도청이니  도살장 끌려가는 심정으로 그 자리에 앉는 무력한 노숙인들!

여기에 앉아 예배를 보는 노숙인들 대부분이 자기 교회의 쉼터에서 동원된 노숙인들이니 예배가 끝나고 나면  다시 줄줄이 그곳 쉼터로 향하는 동원된 모습에서  연민의 정을 느낀다.

남아 있는 노숙인들은 주님의 말씀이 얼마나 귀에 닿았을 까? 그렇게 해야먄 돌같은 마음이 부서져 살갖이 부드러워 진다면야...

 

물론 이곳 광야교회에서 하루 세끼를 노숙인들을 위해 식사를 대접하고 쉼터를 운영하니 주님의 선한 일을 많이 하고 있다. 그러나 노숙인들의 입장에서 한번 다시 생각해 본다면 방법은 달라질 것이다. 한손에 성경, 한손에 한끼의 식사 이것만은 고쳐야될 것이다. 그렇치않으면 그것은 예수님의 이름을 빌린 독재며 횡포다.

 

과연 우리는 ? 주님은 십자가상에 달리셔서도 우리 모두의 죄를 하느님께 용서를 청하신 첫 번째 분이시며 지금도 우리를 기다리고 계신다. 무늬만 신자가 아닌 참된 신자로서 다시 태어나야 한다.  오늘도 우리의 미흡함을 진정으로 주님께 청하여 용서를 구하자. 우리 모두가  하느님 나라의 자녀가 되자.

 

"저를 믿는 이들을 위해서도 빕니다. 그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요한17,20).

 

 

굿뉴스 - 우리들의 묵상

 

 

예수님의 이름으로 우리는 얼마나 많은 잘못을...
작성자   이근호(cyril1004)  쪽지 번  호   51826
작성일   2009-12-29 오후 1:10:31 조회수   312 추천수   3

 

 

 

삶의 향기 -  시릴로 | 조회 23 | 09.12.29 17:40

오늘도 어김없이 노고가 많으신 시릴로님. 주님의 성탄 축복 받으세요. 참으로 공감이 가는 글입니다.주님께서 참으로 개탄해 마지 않을 일입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숨어 일하시는 많은 분들에게 그들은 참으로 만행을 저지르고 있군요. 무엇이 낮은 곳이고, 무엇이 그들을 진정 생각하는 일인지 다시 한번 생각케하고 일깨워 주시는 글이었습니다. 시릴로 님 참으로 감사합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십니다. 아기 예수님의 은총이 시릴로님과 그분들에게 내리시길 기도드립니다. 09.12.30 02:08

 

가톨릭교리신학원총동문회 자유계시판 : 시릴로(교49) | 조회 29 | 09.12.30 07:37

권창훈교리44

그래요... 하느님의 자녀로서 내자신이 합당하게 행동하고 살았는가를 반성해 봅니다. 형제님의 영육간의 건강을 기원합니다. 꾸준히 주님 사랑 전하는 일이 계속되기를....형제님 고맙습니다. 09.12.30 13:24
격려하여 주신 말씀 감사합니다. 선배님의 기도가 그분들에게 녹아들도록 주님의 사랑을 전하겠습니다. 건강하십시오. 09.12.31 10:58
 
형제님의 글을 읽고 얼마전에 본 영화가 생각이 났습니다. 기자와 노숙자 음악인과의 이야기인데 정말 감명깊게 본 영화였습니다. 우리는 그들의 가슴이 되어 그들이 되어야만이 진정한 나눔이 된다는 생각을 했었지요..형제님의 글 잘읽고 내가 주님의 사랑이 되고자하는 바람을 더욱 키우고 모든이가 나자신이 선물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09.12.31 10:06
모니카 선배님 안녕하십니까? 신학원 앞에서 배낭메고 찍은 사진 잘 간직하고 있습니다.
올린글 중에서 가끔 제 불로그로 퍼가고 있지요. 댓글은 남기지 않았지만...
밝고 희망찬 새해에는 더욱 왕성한 활동을 기대합니다. 건강하세요.
09.12.31 11:01
 
저희들은 예수님의 이름으로 정말로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10.01.02 03:31
올으신 말씀입니다. 항상 주님께서 말씀하신 '겸손과 온유'로 무장하여 어둠에 이용당하는 것이 없도록 힘써야 겠지요? 감사합니다. 10.01.02 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