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현존체험

효율을 극대화 하시는 하느님

시릴로1004 2010. 3. 16. 10:16

 

 

 

 지난 주일 결혼식 참석으로 인하여 봉사를 못한 김상열베드로 형제가 오늘 봉사를 오겠다고 인사를 한다. 지난 주에도 봉사를 못한 대자 손장근가브리엘에게 전화를 하여 병세가 어떠냐고 물으니 병원에 입원은 않해도 되고 통원 치료만 하면 된다고 한다. 다행이다. 이곳 봉사는 걱정하지 말고 푹 쉬라고 당부하면서 대자가 신체적으로 휴식을 취해야 되는데 휴식을 취하지 않으니 강제로 주님께서 하셨나 보다고 하니 그런가 봐요 하면서 웃는다.

저녁때가 되자  빗방울이 하나 둘씩 떨어진다. 일기예보에 10~50미리의 많은 비가 온다는데 걱정이 앞선다. 눈 또는 비가 온다는 예보만 들어도 먼저 노숙인들 생각이 나고 거리에 두러누어 있는 아는 노숙인들 면면이 필림처럼 스쳐간다. 나도 점점 이들과 함께 동화되어 가는 것 같다.  

 

밤 10시 30분이 되자 오 즈가리아 형제님이 자원해 또 오셨는데 손에는 낚시할 때 쓰는 간이용 의자를 두 개를 갖고 왔다. 인터넷에서 두개를 주문하여 개 당 7천원을 주셨단다. 내가 봉사할 때 디스크 때문에 허리를 몹시 아파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다 등받이 있는 의자를 선물하여야 겠다고 생각하신 모양이다. 이렇게 배려해주시니 고마울 뿐이다.

새로 사온 의자는 등받이가 있어 먼저 쓰던 빨간색 프라스틱으로 된 앉은뱅이 의자 보다는 훨씬 편안할 것 같다. 그런데 막상 사용할려고 새로사온 간이용 의자를 펴서 털썩 주저 앉으니 의자가 찌그러져서 못쓰게 됐다.  낭패로다. 불량품이던가 아니면 내 체중이 초과던가 둘 중 하나이다.

 

매주일  밤 10시 반 쯤 빵과 둥굴레차나 아니면 우유를 이곳 노숙인들에게 나누어 주고 가는  인천에 사시는 교우 부부가  있었는데 요즘 보이지 않아 아는 노숙인에게 그 부부를 못 보았는냐고 물으니 봉사날짜를 화요일로 옮긴지가 좀 되었다고 한다.

내가 처음 봉사를 시작하고 한 참을 지난 후에 누구인지는 몰라도 계속 이시간 때에 먼저 빵과 둥굴레차를 봉사하는 분이 있다는 것을 노숙인을 통해 알게 되었다. 비록 시간차는 나지만 중복되는 것에 고민을 하였다. 그렇다고 내가 이시간때에 봉사할테니 날짜를 양보해 달라고 할 수도 없고 나도 주일 아니면 시간이 없고 난감하였다.

그분은 잠시 빵과 음료수를 나누어 주고 가기 때문에  나는 밤을 새워가며 봉사를 하는 것이니 그 나름대로 뜻이 있지 않겠나 싶어 그냥 그 시간대에 봉사를 하였다.

 

어느 날 주변을 돌면서 차 봉사를 하고 있는데 어깨에 띠를 두룬 자매님이 흰색 스포티지차에 오르는 것이 보였는데 xx 레지오라고 쓰여있다. 혹시 이 자매님이 누구인지 모르는 그  봉사자님이 아닐까 싶어  다가가 저는 천주교에서 나온 봉사자로 역사대합실에서 밤에 '차'를 봉사하고 있다고 소개하며 이곳에서 봉사를 하시느냐고 물으니 그렇다고 한다. 이렇게 이 자매님을 만나게 되었고 그전에 봉사자 여럿이 하다가 이제는 아예 남편을 봉사자로 세워 부부가 하게 된 이야기 하며 또 3년동안을 수요일과 주일에 봉사하였다고 한다. 이기회에 내가 고민하였던것을 말할 까 고민을 하다가 그냥 주님의 이끄심에 맡기기로 하고 입을 다물고 헤어졌다.

 

주님께서 마치 경합하는 듯이 보이는 두 봉사단체(나와 그부부)가 합당치 않아 보이셨는지 그부부의 봉사를 화요일로 변경시켜줌으로써 봉사의 효율을 기하게 되었다. 오늘에서야 아는 노숙인을 통하서 그 부부가 제과점을 운영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팔다 남은 빵들을 모아서 이곳 노숙자들에게 봉사를 해오셨다고 한다. 그전에는  교도소 봉사도 오랜동안 해 오셨다고 한다.

 

엘리야 예언자가 바알신전의 제사장들을 850명이나 죽일 때는 성령 충만하였으나 왕비 '이제벨'의 죽이겠다는 한 마디에 성령충만은 다 없어지고 호렙산으로 도망가서  하느님께 저 혼자 남았다고 여쭈니 아직도 바알에게 무릎을 끓지도 않고 입을 맞추지도 않은 7천명을 남겨두었다고 하시는 하느님의 말씀을 떠올리며 아직도 이 사회는 이렇게 숨겨진 많은 봉사자들이 있어 삶이 훈훈하게 느껴지고 앞으로 희망과 생명럭이 샘 솟는 사회를 기대해 본다.

 

소중한 당신 - 선교이야기

숨겨진 봉사자들 사이에 유난히 빛이 되신 우리 선교사님. 같은 봉사자에게도 마음을 쓰시고 배려하시는 마음. 진정한 봉사는 아무에게도 소홀함이 없이 자상하게 아버지처럼 보살피는 것을 몸소 보여주시는것. 배우겠습니다. 서로의 마음을 다치지 않을까 염려하고 배려하고 아껴주는 마음 고맙습니다. 사랑은 배려하는 마음이라고 확실하게 느끼게 하는 우리 선교사님의 글을 읽으면서 다시 회개합니다. 우리가 서로 봉사라는 이름하에 상처를 주고 상처받지 않는지 다시 뒤돌아봅니다. 꽃샘추위에 몸건강하세요.감사합니다. 10.03.17 01:05
'밭에 묻힌 보물'을 묵상하며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껴주시고 격려해주시는 동반자가 있어 행복합니다. 사순시기를 맞이하여 주님의 숨겨진 보물을 많이 받으십시요. 건갈하시구요. 감사합니다. 10.03.17 15:14
티나
아멘. *^^* 10.03.17 23:58
 
그렇게 봉사들을 하심에도 서로를 배려하시는 모습에서 진정 예수님을 봅니다. 그 부부분들도 시릴로 선교사님과 중복을 피하시려 양보를 하셨나봅니다. 아름다움은 또다른 아름다움을 낳습니다. 지난 주일 눈이 많이 오고 날씨도 좀 추웠습니다. 많은 어려움 중에 날씨가 나쁘면 우선 그분들 생각이 먼저 떠오르시는군요. 참으로 사랑이 많으신 분들...여러분들의 봉사하시는 마음을 조금이라도 배우고 싶습니다.봉사하시는 분들과 춥고 배고프신 분들을 위해 쉬임없이 기도합니다. 10.03.17 23:48
제가 이곳 노숙인들 한테 늘 하는 말이 있습니다. 절대로 얻어 먹는다는 말을 하지 말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나중에 형편이 좋아질 때에 오늘 받은 고마움을 다른 이웃에게 배로 베불면 주님의 사랑이 전퍄되는 것이고 주님이 원하는 밝은 사회가 이루어 지는 것이라고 설파를 하지요. 격려에 힘 받고 주님께 또 감사하고 즐겁고 보람찬 시간을 보냄니다. 건강하세요. 10.03.17 16:29
 
시릴로 형제님은 세상의 빛이십니다. 세상 곳곳에서 주님의 말씀대로 삶을 사시는 분들을 뵈면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주님의 은총과 평화를 빕니다. 10.03.18 23:17
너무 과분한 말씀입니다. 저는 단지 주님을 머리로 하는 하나의 지체일 뿐입니다. 단지 그곳이 제가 서 있을 자리라고 말씀하신 주님의 명령을 알아들었다는 것 뿐입니다. 새벽에 일한 사람이나 오후 다섯 시에 일한 사람이나 모두가 한 데나리온을 받았습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할 때 주님 보시기에 기쁘지 않겠습니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