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토마스라는 가톨릭 천주교 신자가 노숙자는 아니지만 이곳 영등포역 부근에서 냉담하며 건달로 지내고 있다. 그는 30대 후반의 나이로 젊어서 큰 사건으로 큰 집에서 10여년 간을 수형생활을 하다 나온 사람이다. 수형생활 기간 동안 성경을 필사를 하였다고 한다. 외모로는 단신에 곳곳에 큼직한 문신이 있고 얼굴 인상 또한 심상치 않다. 주변의 사람들에 개이치 않고 자기하고 싶은 대로 한다. .금년 5월 중순경에 영등포역사 대합실에서 내가 봉사를 하고 있는데 술에 만취돼서 하는 말이 이 세상에는 하느님이 없단다. 그러면서 나보고 하느님을 체험하였느냐고 묻는다. 만취한 사람을 놓고 교리를 설명할 수도 없고 그저 가만이 있을 수도 없고 난감한 상황이었다. 그 대신 내가 이곳에서 봉사하게 된 사연을 이야기 하고 또 내가 주님을 사랑하고 좋아 하기 때문에 이곳에 있는 존재 이유라고 하며 대신했다.
이 형제는 내가 봉사를 할 때마다 이곳에 나타나 여간 신경을 쓰이게 하는 것이 아니다. 이를테면 자기 식구(똘만이)에게 갖다 준다며 나에게 달라고하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 막무가내로 죠코파이, 커피, 쌍화차등을 봉지에 담어 왕창 가져가기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지금까지 주님께서는 이자리를 험한꼴 보지 않고 잘 지켜 주셨는데 이 친구가 나타나서는 질서를 허물고 있다.
드디어 8월2일에 술이 만취된 상태에서 옆에서 함께 동력하고 있는 손 가브리엘 형제의 어깨를 두번 때리는 것이 아닌가? 내가 그러면 되겠느냐고 하였지만 소 귀에 경읽기이다. 하느님은 없단다. 왜 자기 기도를 들어주지 않느냐고? 그러면서 또 큰 봉지에 가득 담어 가길래 내가 가져가고 싶은 대로 다 가져가라고 그리고 없으면 우리는 철수하면 되지!!!
거의 한 시간 가량 지난 뒤 저멀리서 또 오는 것이 보였다. 이번에는 큰 우산하나를 들고 오는 것이 아닌가!!! 속으로 성모님께 기도를 드리며 지혜를 달라고 청하고 구마기도를 열심히 하였다. 내가 감당할 수는 원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단지 우리는 주님과 성모님의 보호 아래 이 봉사를 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앞에 오더니 우산을 바닥에 던지며 또 왜 하느님은 내 기도를 드러주지 않느냐고! 한다. 자기는 아버지 한테 한번도 효도를 못하고 불효를 하였는데 이제는 아버지가 병환으로 돌아가시게 됐다고 하며 후회와 원망의 말을 吐(토)해 낸다. 그래서 내가 그 좋던시절에는 혼자 즐기며 아버지을 외면 하면서 살다 이제는 아버님이 돌아가시게 되니 급한 마음에 기도라도 해서 목숨을 구해 달라고 하느님께 청하면 세상에 죽을 사람이 아무도 없겠다고 모진 말을 하였다. 그 말에 충격을 받았는지 "선교사님은 그렇게 말하는게 아네요!!!"하며 자리를 뜬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손 가브리엘 형제는 그형제의 눈에서 殺氣(살기)를 느꼈다고 내게 말했다.
그날은 그대로 지나갔는데 몹시 마음이 착잡하다. 이곳에와 위험한 순간이 많이 있었지만 오늘 같이 이런일은 처음이다. 이제부터 시작인가? 한편 두려운 마음도 든다. 말로는 이곳에서 봉사하다가 죽으면 순교의 영광을 얻는다고 하지만 생각과 현실의 온도 차이가 확실히 있다. 그래서 주님이 도와주지 않으면 우리 모두가 베드로의 장담과 같이 된다. 우선 그 형제를 위해서 매 미사때와 묵주기도를 하기로 하였다.
한 주일이 지나 봉사 때에 그 형제가 나타났으나 많이 부드러워진 것 같고 술도 덜 마신것 같다. 아버지의 인공호흡기를 10일 오전 10;30분에 어머니 동의하에 떼기로 했단다. 많이 상심하여 있는 그를 위로하면서 아버지의 영혼을 위해 미사봉헌과 기도를 약속하였다. 그러면서 아버지께 마지막 효도를 하고 싶다고 하였으니 내가 그 형제보고 아버님 귀에 대고 병중에 계신 어머니는 제가 잘 모실테니 아버님은 이곳 걱정은 마시고 편안히 천국에 가세요 하고 귀속말을 해드리면 아버님의 얼굴이 밝아 질것이라고 했다.
그 장례식에 참석하였으면 더 좋았을 테지만 내 믿음이 아직은 여기 까지인가 보다. 장례식을 마친뒤 16에 또 왔다. 마음은 많이 안정되었으나 그 가저 가는 버릇은 못 버렸다.
내가 이번에는 아버지 상도 있고 하니 친구들에게 갖다준다는 것은 허락하지만 다음에는 안된다고. 하느님의 일을 그런식으로 하면 주님께서 좋아 하시겠냐고? 하였다.
이 형제를 "임마뉴엘 주님 찬미 받으소서"( 6월 15일)자로 잠깐 소개를 하였지만 또 이렇게 글을 쓰게 되는 것은 나와의 인연이 점점 맺어져 가며 그 영혼을 인도하라는 주님의 말씀으로 나를 이끌고 있는 느낌 때문이다.
'하느님의현존체험'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느님 모상을 닮은 우리가? (0) | 2009.08.25 |
---|---|
초심을 지킨다는 것이... (0) | 2009.08.25 |
나의 첫 손님 (0) | 2009.08.19 |
선교의 열매가 냉담으로 간다면??? (0) | 2009.08.01 |
꿈을 통한 인연의 끈 (0) | 2009.07.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