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떤 친구가 이곳에 와 봉사하는 것을 보고 싶다 할까? 궁굼하다. 주님이 하시는 일은 목표만 정해지면 그 방법은 우리가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걱정한다는 것이 주제 넘는 일이다. 왜냐하면 주님께서 필요할 때 적재적소에 채워주시니 말이다. 믿음의 단계에 따라 우리의 궁금증은 다양한 것이 아닌가? 손가브리엘 형제가 친구 한명과 함께 가도 괞찬으냐고 물어왔다. 나는 그저 심부름꾼인데 "예", "아니오"의 권한이 내게 있나? 밤 10시 30분에 오겠다고 약속을 했다.
지금 시간이 밤 10시 50분. 아직 소식이 없다. 못 온다는 연락이 없으니 오는 중이 겠으나 1차 봉사의 시간이 밤 11시 부터 시작이고 하느님과의 약속시간이니 그시간을 늦출수는 없다. 왜 아직 안 올까? 여러 가지 걱정이 지나간다. 오는 발거음을 주님의 천사가 지켜주시기를 기도하면서 나 혼자만이라도 봉사해야겠다고 하고 나갔다. 오늘은 왜 혼자만 왔느냐고 안부를 묻는다. 이것 저것 걱정을 해주면서... 봉사를 마치고 돌아오니 아직도 연락이 없다. 내가 먼저 연락을 해 가부를 물어 보면 되는데 그러지를 못한다. 내가 소심해서 그런지 아니면 상대방을 염려해서 그런지 나도 헷갈린다. 분명 나는 후자를 염려해서 하는데도 그 전자가 미화돼서 감추어진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들 때도 있기 때문이다. 이곳 상황이 특수(시간,장소,대상)하기 때문에 주님 앞에 떳떳하게 좋은 몫중에 한곳 이라고 할 수는 있으나 현실은 쉽게 결정하기에 주저하게 하기 때문이다.
자정쯤 내가 막 2차 봉사를 하려고 짐을 꾸리고 있는데 전화 연락이 왔다. 0시 30분쯤 도착될 것이라고. 안심이 되었다.
이 손가브리엘 형제가 이곳에 봉사한지도 9월 첫주면 만 3개월이 된다. 주님의 소개로 만나 함께 봉사를 하고 있으나 아직 젊은 나이에 이곳에 흔쾌히 봉사를 한다는 것이 주님의 역사 아니고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보편적으로 많은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서 처음의 열정은 시련을 맞게 되고 마음은 아직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하지만 행동이 조금씩 굼뜨기 시작한 것을 알았을 때는 처음 길에서 한참을 빗겨간 상태이다.
이 형제에게도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세상적으로 지각하는 회수가 더해진다. 한창 직장생활과 사회생활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고 적극적이고 왕성한 의욕을 보일 때 이 봉사와 맞물려 동시에 함께 한다는 것이 주님의 특별한 축복인 동시에 시험인 것이다. 그 틈을 어둠은 놓칠 이유가 없다. 반드시 너를 무너뜨리리라. 우르렁거리며 먹이를 찾으러 다니는 사자와 같이. 이시련은 혼자의 힘으로서 외롭게 뚫고 넘어가야할 담벼락이다. 나는 그저 기도로 도와 줄 뿐이고 단지 당신 뒤에 내가 기도하고 있다는 그 믿음만을 심어주면서 용기를 줄 뿐이다. 처음부터 내가 어둠이요 하고 달려오면 누가 거기에 시험이 들까! 가장 천사같고 둘도 없는 애인같이 다정하게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다가오고, 이번만은 하면서... 하고, 이렇게 주님의 식별의 은총이 없으면 누가 거절하리요! 알아들을 귀가 있는 사람은 알아 들으라. 참으로 깨어 있어야 이 말씀을 들을 수 있지 않겠는가?
또한가지 주님의 놀라운 역사하심은 이 형제로 하여금 나를 견진의 대부로 부탁하게 한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이것이 봉사를 놓게 할 수 없는 끈이 되었음을... 그래서 은총의 충만함일 때 입을 조심하라고 한부로 서약하였다가 돌이킬수 없는 주님의 종이된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하느님께서 도와주시면 어떤 담이라도 뛰어 넘을 수 있고 나의 하느님께서 힘이 되어 주시면 못 넘을 담이 없사옵니다.(시편18,29: 옛성서)
****************** 이하는 추수할 것이 많으니 일꾼을... 제목으로 다시 글을 올렸음(09/10/01) ***********
2.
김xx이라는 형제분이 인사를 한다. 예비신자도 아닌 30대 후반의 이형제. 주님은 또 어떻게 역사를 하실려고 이 형제분을 이곳에 보내셨을 까? 짐을 나누고 예비 동력자와 함께 봉사하러가니 가슴이 부뜻하다. 그전에 이와 비슷한 봉사를 한적이 있단다.
주님께서는 우리의 개인적인 울부짖고 눈물뿌린 기도를 들어 주시는데 하물며 주님의 자녀들이 비참한 이곳에서 한숨쉬고 있는데 이를 위로하러 오는 우리 봉사자들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귀염둥이'로 여기시 않겠는가!
오늘은 특별한 체험을 하였다. 이곳의 생활이 늘 술취하고 무기력하고 지친 모습의 노숙인들과 자기의 과거를 숨긴채 처음으로 도움을 청하는 첫하다 몇 마디를 하다보면 들통이 나서 머슥해지는 분들을 본다. 오늘은 70대라고 하는 영천 출신의 노숙인 한분이 와서 앉으셨다. 얼굴에는 세월의 경륜이 묻어 있고 밝은 모습과 쾌활한 성격을 가지신 분이시다. 술도 안드셨고 온전한 정신으로 커피 한 잔을 마신뒤 박정희 대통령 시대의 새마을 운동부터 시작하여 이명박대통령까지 정치야사를 샅샅이 술술 논술하는데 마치 파고다 공원에서 노인들에게 정견발표를 하는 것 같이 유창하며 재미있다. 또 오만권에 왜 신사임당 그림이냐 박통을 넣어야지...쯧쯧하시면서 그래 내가 나중에 십만원권 나올때 넣겠지요 하고 농담도 주고 받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자기는 가방끈이 짧아 초등학교밖에 나오지 않았다고 하면서 지금 5개국어를 공부 한다면서 일본어는 쉽고 영어가 어렵다고 하면서 나보고 영어는 배웠을 테니 한번 들어보라고 하면서 특유의 70대 노인의 발음으로 막힘없이 한참을 외우신다. 성경말씀을 하는 것 같아 교인이냐고 물으니 아니란다. 그런데 내가 지금 외운 것은 시편 23이라고 그러면서 마태오복음 7장도 외운다고 하신다. 산전 수전 공중전까지 수렴하여서 인지 경계가 없는 것 같다. 프란치스코 성인이 문둥병 걸인을 부등겨 안고 자기 침대에 모셔던 분이 주님이었던 것 처럼. 그분도 그분???
저분만 같은 사람이 있다면 사회는 더욱 밝고 아름다운텔데... 옆에서 술취한 노숙인들 끼리 서로 욕을 하고 고함을 지르니 이좋은 자리에서 서로 다툼면 되겠냐고 어르신 다운 말씀을 하신다. 그렇다고 이곳에서는 통하지도 않치만...
봉사 메뉴에 요구르트를 추가하여 돌리니 인기가 더욱 좋은 것 같다. 또 일부 노숙인들이 냉커피를 달라고 하나 준비하는데도 좀 힘든 점이 있지만 그것보다도 건강이 좋지 않는 분들인데 입에서는 차가운 커피가 시원하겠지만 부작용이 더 많을 것 같아 뜨거운 커피를 고집하고 있다. 더위가 한창이어서 역사 2층 대합실에서 주무시는 노숙인들이 많이 줄었다. 보통 90~110명 수준이었으나 지금은 70~80명 수준이다. 새벽에 이슬이 많이 내려 춥다고 다시 대합실을 찾는 노숙인이 좀 있다. 그래서 새벽 4시까지 대합실에서 4시 30분까지 역사 밖에와서 봉사를 하고 있다.
오늘 나를 찾아온 첫 봉사자님은 어떻모습의 주님을 만나 뵈었을 까!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주님의 사랑을 느겼을 까!!!
추수할 것은 많으나 일꾼을...
작성자
이근호(cyril1004)
번 호
1296
작성일
2009-10-01 오전 12:25:09
조회수
278
추천수
4
최종하 (andrea727) (2009/10/01) : 한결같은 봉사의 삶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기도 중 기억하겠습니다.
이근호 (cyril1004) (2009/10/01) : 감사합니다. 단지 제몫을 하였을 뿐입니다. 주님에 대한 열정이 계속 타오르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함께 형제님을 위해서도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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