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본성을 거슬러 화를 내면, 그것은 악마의 의도를 돕는 셈이 되어 그들의 악한 속셈에 말려들게 되는 것이다. 그들은 분노를 일으키기 위하여 밤낮으로 애를 쓰다가, 온화함에 의하여 화가 누그러지는 것을 볼라치면, 즉시 그럴듯한 구실을 대면서 화를 슬쩍 놓아버리고 만다. 그러므로 정당한 이유에서건 그렇지 않은 이유에서건 화를 내서는 안 될 것이다. 너무 쉽게 화를 내는 사람들에게 위험한 칼을 맡겨서도 안 될 것이니, 이는 사람들이 극히 사소한 이유로 지나치게 흥분하는 일이 종종 일어나기 때문이다. 음식과 재산 그리고 명예에 대한 관심을 초월했다고 하면서도 그대는 왜 급히 싸움에 뛰어드는가? 모든 것을 포기했다고 하면서도 어찌하여 그대는 집 지키는 개를 두고 있는가? 그대가 집 지키는 개를 두고, 그래서 그것이 마구 짖어대고 남을 물어뜯는다면, 그대에게 아직도 지켜야 할 약간의 재산이 남아 있다는 말이 아니겠는가? 분노는 순수한 기도를 파괴한다. 그러하기에 그대가 그것을 억제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그대가 순수한 기도에서 얼마나 멀어져 있는가를 보여줄 뿐이다. 나는 그대가 성현의 말씀을 잊어버렸다는 사실에 기가 막힐 따름이다. 다윗은 "화내지 말고 격분을 가라앉혀라(시편 37,8)" 외쳤고, 전도서는 "네 마음에서 격분을 떨쳐 버리고, 네 몸에서 악을 물리쳐라(전도 11,10)" 재촉하였으며 사도께서는 남자들이 언제 어디서든지 "성을 내거나 다투거나 하는 일이 없이 깨끗한 손을 쳐들어 기도해야 한다(I디모 2,8)."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우리는, 기도 중에 개를 집 밖으로 내쫓는 고대의 신비스런 관습으로부터 이와 동일한 것을 배우기도 하는데, 이것은 기도하는 사람들 속에 격분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들의 포도주는 독사의 독이다(신명 32,33)."라고 하였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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