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라너 묵상 및 기도

우리는 새로운 하루를 시작합니다

시릴로1004 2009. 5. 25. 19:20

 

 

 우리는 새로운 하루를 시작합니다 [묵상글]


"모든 날은 일회적이다"



우리는 새로운 하루를 시작합니다.

그리스도인은 알고 있지요: 하느님이 나에게 이 날을 선물했음을.

오늘 하루는 소중한 선물입니다.

그렇습니다.

오늘 하루는 형언할 수 없는, 신비로 충만한 귀한 분으로부터 오는 것이지요.

다른 선물들이 클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다른 것, 큰 선물로도 맞바꿀 수 없는

한 선물을 -하느님과 그분의 사랑 외에는- 발견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지요.

하지만 시간과 찰나와 하루는 다른 선물들이 대신할 수 없는 그런 것입니다.

모든 날은 일회적이고 고유한 것입니다.

모든 날은 그 고유한 하루, 하루를 위해서만 존재합니다.

하루는 한번 뿐이고 그렇게 지나가기 때문이지요.

그것이 진실입니다: 하루는 그렇게 달아나버리기에

하느님의 가장 가벼운 선물이고

또 그렇게 값진 것이기에

하느님의 가장 소중하면서도 상하기 쉬운 선물입니다.

세상사에선 사람들이 오늘 해야 할 일을

내일로 미룰 수도 있습니다; 세상적으론 내일에 오늘의 일을 위한

빈 자리가 있을 수 있지요.

그러나 하느님 앞에선 다릅니다: 내일엔 내일의 일이 있어

내일 하루를 남김없이 써야 하기에

오늘은 오늘의 내용으로 채워져야 합니다.

모든 날은 일회적인 선물, 무언가를 요구하는 선물입니다: 당신이 오늘 하느님 앞,

그의 사랑 안에서 할 수 있는 것을 내일로 미룰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하느님은 당신에게 새로운 날을 선사하듯

그렇게 다시금 새로운 과제를 주기 때문이지요.

새로운 과제는 마치 하나의 계란이 다른 계란과 거의 같아 보이듯

그렇게 같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완전히 새롭고 완전히 다르지요.

마치 일회적인 오늘이 일회적인 내일과 다르고

어떤 날도 다음 날 되돌아오지 않듯이.

그렇게 한번 주어질 뿐, 결코 돌아오지 않습니다.

이렇게 준엄한 일회성은 시간이 주는 고통이지만

또한 신성하고도 일회적인 영원성의 반사고 고귀함입니다.

오늘, 이 한번 뿐인 날을 하느님의 내용, 사랑과 평화, 인내와 충실,

용기와 기꺼운 신뢰로 채우도록 합시다.

이렇게 살면 오늘은 충만한 날, 진정 일회적이고

그 무엇과도 맞바꿀 수 없는 날이 되는 것이지요.

흐르는 시간의 지나가는 선물은 영원성의 열매로 익어갈 것입니다.



칼 라너(Karl Rahner S.J. 1904-1984) 의
[신비로 충만한 하느님을 향한 그리움]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