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고 싶은 것
안녕하세요?
하늘이 나날이 깊어져갑니다.
연구소 선생님들과 주말에 차를 마시다가
갖고 싶은 물건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어떤 분은 가방, 어떤 분은 안경, 어떤 분은 신발, 어떤 분은 펜 등
다양하게 좋아하는 것을 모으고 있더군요.
아무리 어려워도 이것만은 좋은 것을 갖고 싶은 것들이지요.
저 역시 안경은 오래사용해야 하니 좋은 것을 갖고 싶지요.
아직도 10년이 넘게 쓰고 있는 안경이 있고
부러지고 녹슨 옛날 안경도 책상 설합에 여러 개가 있지요.
세상을 보던 안경은 각기 자기의 사연을 갖고 있습니다.
또 저는 좋은 의자를 갖고 싶다고 하였지요.
저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의자이기 때문이지요.
소파나 안락의자는 제 취향이 아니지만
집에 독일에서 산 유일한 의자 한 쌍이 있지요.
어떤 노인의 유품을 산 것입니다
직접 장인이 손으로 깎아 만든 예술적인 의자입니다.
오래되어 수리해야 하지만 품위를 잃지 않고 있지요.
앉는 사람들을 편안하게 해주고 집중하게 해주며
늘 스스로도 품위를 지키고 있으니
멋있는 의자입니다.
새상을 잘 보게해주고
편안히 집중하게 해주니
이 두 물건을 저는 각별히 사랑합니다.
저 역시 학생들이 세상을 잘 바라보는 렌즈의 역할을 하고
기댈 수있는 마음 푸근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하지만 거기에 이르기에는 요원하고
나이는 어느새 가을입니다.
아름다운 물건들이 있습니다.
우리의 삶을 가꾸어준 물건들이 있습니다.
남은 시간도 함께 잘 어우러지길 소망해봅니다.
좋은 주말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