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현존체험

주님을 떠날수 없는 이유

시릴로1004 2010. 11. 4. 14:38

 

 

 

 

 

서세시리아 자매님이 처음으로 봉사를 오셨다. 어느 분들은 이곳의 환경이 몹시 거칠고 황량해서 두렵고 무섭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다. 이곳에 오시는데 더구나 밤길에 어떻셨냐고 물으니 담대히 견딜만 하네요 하신다. 전에 부군되시는 분과 함께 을지로입구에서 노숙인들을 위해 잠시 봉사하신적이 있다며 담담해 하신다. 또 오시기로 된 형제분께서는 연락이 없다.

 

이곳에 규칙이 있다면 또 오시라고 부탁하지 않고 오늘 수고하셨습니다로 인사를 대신한다., 아니면 오기로 하였는데 시간이 지나 오시지 않으면 전화를 해서 어디쯤 오시느냐고  전화로 문의를 안한다. 봉사시간이되면 혼자라도 시간을 지켜 짐을 챙겨 봉사장에 나간다. 봉사는 의무가 아니고 자기 자유 의지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봉사를 할 것인가? 아니면 하지 않을 것인가를 묻는 것은 본인에게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혹자는 이것을 보고 정이 메마르고 건조하다고 하시는 분도 있다. 물론 순기능도 있고 역기능도 있지만 가고, 오고, 머무르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자유로워야 된다고 나는 믿기 때문이다. 특히 이곳 봉사는 시간대가 밤을 노숙인(그중에는 술취한 노숙인포함)들과 함께 광야와 마찬가지인 역사 대합실 노천에서 새벽까지 지내야 하니 체력도 강해야 되고 믿음의 깊이도 요구된다. 이렇다 보니 선득 봉사를 권하기도 머뭇거리게 된다. 

 

날씨는 좀 누르러졌지만 그래도 밤 공기는 차갑다. 시끄럽다고 역사 밖 여기 저기서 주무시던 노숙인들이 춥다고  움츠린 몸으로  손을 비비고 우리에게 오시며 커피 한 잔을 부탁하신다. 부탁하시는 모습도 각양각색이다. 명령조로 아니면 퉁명스럽게 종에게 하는 것 같이 하시는 분도 있다. 그러면 옆에 있던 노숙인이 이렇게 우리들을 위해 좋은 일을 하시는데 고운 말로 할 수 없소?!  하면 그제서야 죠끔 한 옥타브가 내려간다. 우리가 이곳에 와서 대접받을라고 온 것은 아니지만 말씨가 부드러우면 듣기에도 좋다. 그러나 주님께서 나을 위해 일하다가 박해 받으면 행복하다고 말씀하신것을 가슴에 꼭꼭 묻어두고 은총까먹는 말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오소서, 임마뉴엘' 주님을 우리마음 안에 오시도록 부르고 또 부르짖으며 이분 노숙인들과 함께 하시기를 기도하고 절망에서 희망의 싹이돗아 나고 자라서 결실을 맺기를 청한다.

 

컾을 300개 준비해 갔는데 새벽 4시쯤가서 다 떨어졌다. 준비한 물병도 바닥이 나고 죠코파이는 이미 밤 2시 반돼서 다 소진되었다. 내가 이곳에 봉사한지 2년만에 처음있는 일이다. 하느님 장사로는 최고의 날이다. 이분들 마음 밭에 사랑의 씨앗이 매주마다 심어지고 물을 주니 자라나게 하시는 이는 주님이시라 사랑의 열매를 주렁주렁 달리게 할 것이다. 새로 온 봉사자 서세실리아 자매님께서 봉사의 뿌뜻함을 느꼈을 것같다.

 

매주 마다 우리를 인내와 사랑의 단계를 연단시켜주는 술취한 노숙인이 몇분 계시지만 오늘은 처음 본  취권 모습의 까까머리 스님차림의 노숙인이 신경을 쓰게 한다. 폭력을 휘들르는 위협적인 경우는 아니지만 말로 이죽대고 깐죽깐죽하는 스타일의 피곤케 하는 분이다. 더군다나 옆에 있던  술취한 노숙인이 맞장구를 치니 정신이 더룩 혼란스럽다. 왜 이런 봉사를 하여 잠을 못자게 하느냐며 철수하란다. 그러면서 함께 손벽을 크게 치며 소란을 떤다.  "모든 것은 다 지나간다"는 말과 같이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다. 인내심을 기르며 주님 사랑의 측은한 마음을 갖고 주님의 시선으로 지금 날 괴롭히는 노숙인을 바라보며 나를 훈육시켜주는 이 시간을 소중히 맞이하고 간즉할 일이다.

 

굿뉴스/따뜻한 이야기

주님을 떠날수 없는 이유
작성자   이근호(cyril1004)  쪽지 번  호   56155
작성일   2010-11-04 오후 2:43:35 조회수   308 추천수   3

임성자(limja4505) (2010/11/04) : 정말로 좋은 일을 하시는군요. 감사드립니다.
장홍주(jhj5063) (2010/11/05) : 주님의 평화를 빕니다. 건강 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