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을사도요한 신부님께서 봉사자 한명을 보내주셨다. 40대 초반의 홍요한 형제로서 인상이 서글서글하다. 신부님으로부터 이곳 봉사활동에 대해 듣지 못하고 그냥 가서 봉사한번 해봐 하는 말씀만 듣고 왔기 때문에 본인 생각에 청량리 밥퍼사랑의 최일도 목사가 운영하는 밥봉사하는 것을 상상하고 왔다가 실상을 대하다보니 당황스럽고 혼란스러운가 보다. 왜내하면 지금까지 천진한 어린들과 어울려 동심의 생활을 하고 지내온, 유아원을 운영한 경력의 특별한 소유자이기 때문에 반대의 상황인 윤락녀와 노숙인들의 생활을 직접대하고 봉사를 하니 강한 충격으로 다가왔는가 보다. 그러면서 우리들 보고 대단하다고 칭찬을 한다. 흔히 자기가 해 보지 않은 것을 남이 하였을 때 그것이 대단해 보이듯이 그런 경우가 아닌가 한다.
우리 본당은 주변에 군 부대가 있어 주일 마다 군장병 40여명이 미사에 참여하고 있다. 주임 신부님께서 이 장병들에게 늘 점심을 대접하고 있는데 어느날 어느 사병이 무얼 먹을 까?하는 제안에 부대찌개와 짜장면을 빼고는 다 좋다고 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이렇게 늘 먹다보면 식상하게 되고 특별히 점심을 대접하는 것도 당연하게 생각되고 처음의 고마운 마음도 점점 사라지게 되며 불평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우리도 매 주 노숙인들에게 쪼코파이, 카스타드 그리고 오 예스등 그때 그때 메뉴가 바뀌지만 그 사병 생각이 나서 제과점에서 직접 구운 빵울 구입하여 나누어 주니 인기 짱이다. 밖의 날씨가 차가우니 역사대합실에 모인 120여명의 노숙인들이 오랜만의 별식을 맛보았다. 그 별미 때문에 에사오는 야곱에게 장자권을 빼았겼지만 여기서는 장자권이 아니라 생존권의 문제이다.
이곳은 갈라디어서 나오는 불륜, 더러움, 방탕, 적개심, 시기, 분열, 만취, 흥청대는 술판등 육의 행실이 다모인 어둠의 소굴인데 이 어둠들을 어디로 다 쫓아버려야 되는지... 나의 머리속에서 떠나가지 않는 '화두'이다. 신구약을 통해서 우리는 자주 듣는 말씀중에 "두려워 하지 마라"는 구절을 대하게 된다. 이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서는 빛이 어둠을 몰아내듯이 '사랑'으로 두려움을 이길수 있다. 아니면 '두려움'자체에 대항해서 적극적으로 극복하던가 하는 방법이 있다.
이러한 노력을 하지 않고 죽음이 찾아 왔을 때 더이상 도망갈 곳이 없어 맞이하게 될수 밖에 없는 두려움은 패닉(공포)을 일으킨다고 한다.
언젠인지는 모르지만 노숙인들의 마음에 주님 사랑의 싹이 돋아 나고 자라나서 복음의 열매을 맺을 수 있도록 옆에서 가꾸고 물주는 역활을 우리가 감당해 나가는 것이 주님의 사랑을 펴는 것이며 두려움도 이기것이다. 또한 주님이 나에게 바라는 뜻이라고 믿고 있다. 주님께서 그런 봉사의 마음을 거두어 가시지 않는 한, 윤락녀들과 노숙인들에게 밤을 새워가며 "내가 너와 함께 있다(임마뉴엘)" 는 주님의 약속을 보여주고자 한다.
다가오는 추운 겨울에 따뜻한 이웃이, 눈물을 닦아주는 손수건이 돼 줄것을 다짐하며...
우리의 모든 것은 잘 될 것입니다. -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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