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현존체험

세말을 보내면서 영등포역대합실 노숙인들과

시릴로1004 2011. 1. 4. 12:15

 

날씨가 추우니 거리의 사람들도 드물다. 그러나 쉼터를 갈수도 없는 노숙인들이 골목 뒷쪽에 모닥불을 지피고 있지만 그 불도 화력을 잃고 꺼져가고 있다. 거리 한편에 나와 있는 윤락녀들도 추위에 서성이고 있다. 단속하는 경찰관이 있어 행동에 자유롭지 못하다.

우리 봉사자들이 추위를 무릅쓰고 '차 한잔하실래요' 하고 물으면 '고맙지요' 하는 표정이 안쓰럽다.

 

큰 길가 모퉁이에서 간이포장마차를 하는 할머니가 계시는데 날씨 때문인지 포장마차가 보이지 않는다. 이곳을 이용하는 윤락녀들이 우리를 보자 추위에 떨린 표정으로 함빡 웃음을 짓는다. 우리가 '메리 크리스마스' ,  '새해에 복 많이 받으세요'하고 연이어 축하를 하니 어리둥절해 하며 웃는다. 왜냐하면 일주일 후면 새해이기 때문에 새해인사를 먼저 나누었다.

 

역사대합실에 올라가니 이미 '광야교회'에서 예배를 보고 있다. 약 45명의 노숙인들과 진행요원들이 임목사의 설교와 찬양을 듣고 있다.

이 광경을 처음 목격한 박선교사가 오늘은 성가가 대합실에서 울려퍼지니 매일 술과 잡다한 이야기 보다 참 좋네요 한다.

박선교사는 예수성심의 은총을 받아서 영혼사랑이 남다르다. 옆에서 보는 내가 그 마음이 부러울 정도로 깊은 신앙심을 갖고 있다. 노숙자들 뿐만 아니라 불쌍한 사람을 보면 안아주고 싶을 정도로 그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참된 주님의 종이라고 불리울 정도다.

 

한쪽에 우리 봉사 물품들을 내려 놓고 거의 두 시간동안 본의 아니게 예배에 참석하게 됐다. 날씨가 추워서 예배보는 노숙인들과 양쪽 벽면에 설교에 아랑하지 않고 추위에 지쳐 잠자고 있는 노숙인들이 제법 많다. 성탄전야부터 종교단체와 자선단체에서 경쟁하듯이 노숙인들에게 선물보따리를 풀고 가기 때문에 양말이 7~8컬레 정도 각 개인이 가지고 있다. 어떤 노숙인은 침랑을 받고 그 속에서 좀 따뜻한 밤을 지내는데 그 숫자는 매우 적어 보인다.

 

이곳에서 봉사를 하면서 알게 된 주먹세게에 몸을 담은 냉담자 두 명이 공교롭게도 본명이 토마스이다. 본명대로 이들은 의심이 많으며 참으로 하느님이 계시느냐고 되묻기를 잘 하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는다.

한 토마스 형제는 얼굴이 어디서 몹시 집단폭행을 당하여서 눈과 얼굴이 온전치 않다. 일년전먄 해도 봉사자 한분이 그 형제의 앞날을 위해 기꺼히 금일봉을 전하여 줄 정도로 새 삶의 희망이 있엇는데 지금은 모든 것을 포기한 사람과 같다.

 

그래도 이 형제는 세레를 받고 하느님의 체험을 해 봤던 형제라 하느님의 두려움은 알고 있다.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결정적인 순간에 하느님의 보호하심을 받는다고 느끼고 있으며 그것을 괴로워하고 있다. 내면에서 악과의 싸움에서 표출되는 얼굴의 이그러짐과 눈빛은 섬듯하고 이를 뿌드득가는 모습은 어둠 그자체이다. 누군가는 그 형제를 위해 마지막 촛불이 꺼지지 않고 구원을 받도록 기도를 하는 증인이 필요하다.

 

또한 한 형제 토마스는 나를 위해 신약 4복음서를 써 준다고 했던 형제로서 그 사이 잘못을 저질러 큰 집에 가는 관게로 중단한 적이 있었다. 이년에 걸쳐 부모님을 연차적으로 여의고 누님만 계시는데 워낙 불량기기 많아 통제가 안되는 동생이라 내 놓고 있다.

집을 팦아 가평에 가서 살고 있는데 이 형제분의 내면에 불쌍한 어르신네에 대한 애정이 남달라 그전에 자기는 양노원같은 집을 지어서 그분들을 모시며 살고 싶다고 나에게 말한 적이 있엇다.

 

오늘 만나서 반갑다고 인사를 나누고 어떻게 왔느냐고 물으니 불쌍한 어르신 두 명을 모시러 왔다고 하며 그 두분을 찾아서 짐정리가 끝나면 오후에 모시고 간다고 한다. 성당에는 나가지 않는다고 하는데 그 안에 믿음의 씨는 썪지않고 주님께서 보살펴 주시는 것같다.

돌아가신 어머니께서 평생을 그 아들을 위해 기도하시고 옥바라지를 하셨단다. 어머님의 기도가 바탕이 되어 그를 붙잡고 인도하고 있다고 느꼈다. 언젠가는 성토마사도와 같이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하는 고백의 기도가 양토마스 입술에서 토하기를 기대하며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