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현존체험

희망을 모래에 새기지말고 돌에 다 새기자

시릴로1004 2011. 1. 4. 16:49

 

 

 

지난해 년말에 몰아치던 강추위가 아직 기승을 부리고 있다. 오늘도 영하 9도를 오르내리고 있다. 원래 몸이 정상이 아닌 김베드로형제가 지난 주 몹시 추운 30년만의 강추에 몸이 굳어서 크게 고생을 하였는데 못 온다고 연락이 왔다.  비록 역사 대합실이기는 하지만 광야와 같은 노천에서 노숙인들을 상대로 철야봉사를 한다는 것은 성한 사람도 피하는데  몸이 불편한 김베드로형제님이 봉사를 하겠다고 하였을 때의  걱정하였던 생각이 마음에 걸린다. 주님과 성모님께서 베드로형제의 마음을 녹여 주시기를 기도한다. 

 

오즈가리아형제가 밝은 모습으로 새해에 복 많이 받으라고 덕담을 하며 들어온다. 목소리도 밝도 얼굴 표정도 전에 약간 비쳤던 그늘도 벗겨져 있다. 취직이 되어 오늘부터 출근이라는 기쁨과 봉사를 할 수 없다는 안타까움이 교차되는것 같다. 주님의 응답이리고 기쁜 마음으로 축하를 하여 주었지만 어쩐지 마음 한 구석에는 허전한 마음이 여며온다. 만나면 어젠가는 헤어져야 하고 또 헤어지면 또 만날 가능성이 있지만 그래도 일 년이 가깝게 함께 힘든 봉사를 하고 그의 견진대부라는 작위까지 받았는데...

 

나보고 5년은 더 봉사를 하란다. 자기가 그때 쯤이면 퇴직을 할테고 그리고 나면 함께할 수 있겠다고 부탁을 한다. 나도 언젠가는 이 봉사를 그만두겠지만 그만두는 것은 내가 결정할 것이 아니고 주님께서 마음을 걷어 가시면 그때가 나의 때인 것이다. 나는 이봉사를 하면서 주님께서 최후의 만찬에서 제자들의 발을 씼기시는 장면을 자주 연상을 한다. 주님께서 겸손과 온유를 직접 실천해 보이시는 표양이먀말로 나의 삶의 전체가 되도록 채근을 한다. 바로 이곳이 주님의 발씻김을 체험하는 훈련장이기고 나를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지름길이기 때문에 포기를 할 수 없다.

 

옆에서 듣고 있던 박마리아선교사가 "형제님 축하해요" 하며 "불고기로 한텃 내세요" 한다. 그러면서 자기도 신년 1일이 마리아 축일에 음력생일까지 세겹의 경사라며 즐거워한다. 늘 주님이 주시는 축복이지만 그래도 오늘은 더욱 감사하며 즐겁다.

마리아 선교사도 사시미로 한텃 어때? 하고 내가 넌즈시 말을 건넸다. 조만간 불고기 파티에 사시미 파티까지... 기대되고 군침이 돈다.

 

모두가 중무장을 하고 역전근처 적색지대로 '하늘다방'의 거리 차봉사를 떠났다. 하느님의 눈으로는 모두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귀염둥이지만 세상적 생각으로 이곳에 온 노숙인들과 윤락녀들을 보면 마음 아플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그런데 오늘 자기가 정형외과 의사였고 태권도 7단이었다고 한 노숙인을 만났다. 그를 작년에 보았을 때 비록 노숙인이지만 자부심을 같고 이곳에 어울리지 않는 '마이웨이'를 키타를 치며 부르는  아주 핸섬한 노숙인이었다. 그리고 아들에 대한 애정으로 다시 일어서야 겠다는 의지와 희망을 간직한 노숙이었다. 오늘 그의 모습은 너무나 초라하고 몰골은 망가져 있고 옷은 트더져 있고 시궁창에서 막 올라온 생쥐같은  처참한 모습이었다.  봉사하는 내내 그 형제의 모습이 떠올라 너무나 안타까웠다. 주님 이 불쌍한 노숙인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