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에 관해

겸손과 용기는 악마를 물리친다 - 에바그리오스

시릴로1004 2010. 1. 21. 16:04

 

 

96. 대단한 겸손과 용기를 기르십시오.
그러면 악마들의 힘이 미치지 못할 것입니다.
“주께서 천사들을 명하여 그대의 길을 지키게 하시니,
어떤 재앙도 그대의 집을 가까이 못할 것입니다(시편 91,10―11).”
그리고 천사들이 원수의 모든 힘을 눈에 안 보이게 물리칠 것입니다.

97. 순결한 기도를 드리는 사람은 악마들이 쿵쾅거리고
외치고 욕지거리하는 소리를 들을지라도 당황하거나
정신을 잃지 않고 오히려 하느님께 “내 곁에 주님이 계시니
악마도 두렵지 않습니다(시편 23,4).”라고 말씀드릴 것입니다.

98. 그러한 시험이 찾아오거든, 짤막하나 강렬한 기도를 드리십시오.

99. 갑자기 악마들이 공중에서 나타나 그대에게 공포를 일으키고
그대의 마음을 차지하려 할지라도, 겁먹지 말고
그 녀석들의 위협에 한눈을 팔지도 마십시오.
그 녀석들은 그대가 자신들에게 한눈을 파는지 아니면
극도로 경멸하는지를 보려고 그대를 떨게 만드는 것입니다.

 


101. 빵은 몸의 양식이고,
거룩은 영혼의 양식이며,
영적인 기도는 마음의 양식입니다.

102. 내면의 성소에서 기도할 때에는
바리사이파 사람처럼 하지 말고 세리처럼 하십시오.
그러면 주께서 그대를 용서하실 것입니다(루가 18,10―14).

103. 기도할 때에는 어떤 사람에 대한 원한을 품고서 하지 마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그대는 그대가 애써 지은 집을 무너뜨리고,
그대의 기도를 역겹게 만들고 말 것입니다.

104. 자신은 일만 달란트의 빚을 졌으면서도,
자신에게 약간의 빚을 진 사람에게 자비를 베풀지 않아서
자신의 빚도 탕감 받지 못한 사람으로부터 배우십시오.
"주님이 그를 형리에게 넘겼다(마 18:34)."고 했으니까요.

105. 기도할 때에는 몸 걱정에서 벗어나십시오.
벼룩이나 파리, 이나 모기가 달려들어 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그대의 기도의 열매를 앗아가지 못하게 하십시오.


106. 어떤 성자가 기도를 하고 있는데
악마가 그에게 사납게 달려들었다고 합니다.
그 성자가 두 손을 들어올리면 사자로 둔갑한 악마도
자기의 두 앞발을 들어올려 그 성자의 넓적다리에 고정시키고,
성자가 정해진 기도를 마치고
두 손을 내리면 악마도 두 앞발을 내렸다는 것입니다.

107.위대한 수도자 요한(John the Small)의 사례도 있습니다.
그는 움푹 패인 구덩이 속에서 관상 생활을 하였는데,
뱀의 모습을 한 악마가 그를 빙빙 감고서
그의 살을 씹다가 그의 얼굴에 다시 뱉을 때에도,
그와 하느님의 영적 친교가 중단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108. 그대는 타베네시스(Tabennesis) 수도자들의
삶에 대하여 읽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테오도레 원장(Abba Theodore)이 동료 형제들에게 설교를 하고 있을 때,
두 마리의 독사가 그의 발치로 기어왔지만, 그
는 차분하게 자기의 발로 아치를 만들어,
설교가 끝날 때까지 독사를 거기에 머물게 하였습니다.
그런 다음 그는 동료 형제들에게 독사를 보여주면서
무슨 일이 일어났었는지를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109. 또 한 사람의 영적 형제가 기도하고 있을 때,
독사 한 마리가 다가와 그의 다리를 칭칭 감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형제는 정해진 기도를 마칠 때까지는
두 손을 내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는 하느님을 제 몸보다 더 사랑하였기 때문에
전혀 해를 입지 않았다고 합니다.

110. 기도 중에는 한눈을 팔지 말고 몸 걱정과
영혼 걱정에서 벗어나 주의를 온통 마음에 기울이십시오.

111. 사막에서 관상 생활을 하던 또 한 사람의
성자도 기도 중에 악마들의 공격을 받았습니다.
두 주 동안 녀석들은 그를 공 던지듯 공중에 던져 올렸다가
멍석으로 받는 짓을 반복했지만,
뜨겁게 기도하는 그의 마음을 흩뜨릴 수 없었습니다.

112. 또 한 사람의 수도자가 사막 여행을 하다가
내면 기도를 드리고 있을 때였습니다.
두 천사가 다가와 그의 양 옆에서 함께 걸었지만,
그는 그들에게 한눈을 전혀 팔지 않았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그는 보다 더 좋은 것을 놓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는 "천사들도, 권세자들도, 능력도…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다"(로마 8,38―39)고 하신
사도의 말씀을 마음에 담고 있었던 것입니다.

113.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얼굴을 뵙고자"(마태 18,10) 하는
갈망을 가지고 있기에 수도자는 기도를 통하여 천사들과 동등해집니다.

114. 기도 중에는 절대로 어떤 형상이나 모양을 보려고 하지 마십시오.

115. 천사들이나 천신들 혹은 그리스도의 감각적인 이미지를
경험하려고 하지 마십시오.
이것은 미친 짓일 뿐 아니라 늑대를 그대의 양으로 여기고 그대의 원수,
곧 악마를 숭배하는 짓이기 때문입니다.

116. 자만은 마음을 미혹시키는 출발점입니다.
마음은 자만에 이끌려서 신성을 형상에 가두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117. 다른 곳에서 말한 것을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기도 중에 형상에 끌리지 않는 마음은 복이 있습니다.

118. 기도 중에 마음이 분산되지 않고,
하느님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더욱 커지면 복이 있습니다.

119. 기도 중에 모든 재산을 버리고 물욕을 없앤 마음은 복이 있습니다.

120. 기도 중에 들뜬 감정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마음은 복이 있습니다.

131. 가난과 고통을 멀리하지 마십시오.
그것들은 기도에 날개를 달아주는 연료입니다.

132. 몸을 닦음으로써 영혼을 닦는 일로 나아가고,
영혼을 닦음으로써 영을 닦는 일로 나아가십시오.
그러면 이것들이 그대를 영적인 제일의 지식으로 이끌 것입니다.

133. 어떤 생각을 가라앉히기 위하여 기도하고 있는데,
그것이 쉽게 가라앉았다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를 조심스럽게 음미하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이 일의 원인을
그대 자신에게로 돌리는 어리석음을 범하게 될 것입니다.

134. 악마들이 그대에게 잡념을 일으켜 그대로 하여금 그것을
기도로 물리치게 하고, 그런 다음 자발적으로 물러날 때가 있는데,
이는 그대로 하여금 그대가 그러한 잡념을 이기기 시작했으며
악마들을 패주시키기 시작했다고 생각하게 하려는 수작입니다.

135. 그대를 성가시게 하는 어떤 정욕이나 악마를 이기려고 기도하거든,
"내가 원수들을 쫓아가 멸망시키리라. 그들을 끝장내고야 돌아서리라.
내가 그들을 던져 산산조각내면 그들은 다시 일어나지 못하리라.
그들은 내 발밑에 쓰러지리라(시편 18,37―38)."고 하신 말씀을 생각해 내고,
필요하다면 그렇게 말하고, 겸손으로 무장하여 그대의 원수들에게 대항하십시오.

136. 사도께서 우리가 비록 죽는다고 할지라도 죄와 맞서 끝까지
싸워야 한다고 말씀하셨으니(에페 6,11―17; 히브 12,4), 피를 흘려 거룩함에
이르기 전에는 거룩함에 이르렀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137. 그대가 기껏 어떤 사람에게 착한 일을 했는데,
다른 사람이 그대에게 나쁜 짓을 하고 무례를 범하면,
그대는 어리석은 언행을 하게 되어, 그대의 선행을 통하여 얻은 것을
그대의 나쁜 행실로 잃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악마들이 바라는 일이니, 항상 조심하십시오.

138. 악마들의 공격이 있을 것에 대비하고,
그들의 종이 되는 것을 피할 방도를 궁리하십시오.

139. 밤에는 악마들이 영적 스승을 직접 공격하여 성가시게 하고,
낮에는 다른 사람들을 통하여 중상모략, 소란, 위협으로 그를 공격합니다.

140. 옷감을 표백하는 사람들을 멀리하지 마십시오.
그들로 하여금 두드리고 밟고 펴고 주름을 펴게 하십시오.
그러면 그대의 옷이 온통 깨끗하고 밝아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