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향만교수 묵상집

하늘의 벼슬과 땅의 벼슬

시릴로1004 2013. 3. 20. 18:40

하늘의 벼슬과 땅의 벼슬

<맹자> 고자장에 다음과 같은 말씀이 있습니다.

 

孟子曰 有天爵者 有人爵者. 仁義忠信樂善不倦 此天爵也. 公卿大夫 此人爵也. 古之人 修其天爵而人爵從之. 맹자가 말씀하시기를 하늘이 내려준 벼슬인 천작이 있으며 사람이 내리는 벼슬인 인작이 있으니, 인의충신과 선을 즐거워하고 게을리 하지 않는 것이 천작이요, 공경대부와 같은 벼슬이 인작이다. 옛 사람들은 그 천작을 닦으면 인작이 자연스럽게 뒤따랐다.

今之人 修其天爵 以要人爵. 旣得人爵而棄其天爵 則惑之甚者也. 終亦必亡而已矣 
요즈음 사람들은 천작을 닦아서 인작을 찾는데 써먹고, 그래서 자신이 바라던 벼슬을 얻게되면 그 천작을 버리니, 참으로 미혹함이 심한 것이다. 그런 사람은 마침내 자신이 얻은 인작까지도 반드시 잃게 될 것이다.

청문회에 장관 후보자들이 나와 국회의원으로부터 전문성과 도덕성을 검증 당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변명을 듣다보면 어떻게 이런 사람이 지금까지 고위직에 있었는지 제 귀를 의심하게 됩니다.

또 어떻게 이 자리에 떳떳하게 나와 변명할 수 있는지 후안무치가 이만저만이 아님을 확인하게 됩니다.

맹자님은 사람들이 인작을 위해 천작을 닦는 것을 우려했는데 이들은 인작을 위한 천작조차 닦아본 일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사람이 너무없어 이런 사람을 추천했는지 나라의 앞 일이 염려스러울 뿐입니다.

실로 우리사회는 인작을 위해서라도 천작을 닦으라고 권고해야 할 형편입니다.

하기는 도덕은 그 자체가 목적이기에 천작이 인작을 위한 도구가 될 수 없는 것이지요.

만일 천작이 인작을 위한 것이었다면 그것은 이미 천작이 아니고 단지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한 술수인 셈입니다.

천작은 성경말씀의 하늘나라에 보화를 쌓는 것과 같습니다. 마음을 선하게하고 다른 사람을 위함으로써 내 마음에 평화를 구하는 것이요. 정치도덕이 땅에 떨어져 있어 심란합니다. 능력있는 사람도 중요하지만 도덕적 인격을 갖춘 사람이 더 중요합니다. 그 사람 주변에 선한 사람들이 성실히 일하리라 기대되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능력은 사심이 없고 자유로울 때 발휘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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