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홀로
주 홀로 God Alone
한 영상에서 본 게쎄마네 트라피스트 수도원 작은 석문위에 새겨져 있는 글입니다.
철저한 은둔을 통하여 주님을 만나는 수도자들에게 잘 어울리는 글입니다.
인간은 주님 앞에 철저히 단독자라고한 키에르케고르의 말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홀로 있음을 자각할 때 주님과 하나가 되고 완전해짐에 다가갑니다.
주님은 참으로 홀로 계시는 분입니다.
어느 누가 주님의 뜻을 알 수 있겠습니까?
그 분의 탄생은 그 분이 홀로 계심을 잘 보여줍니다.
밤을 마주하는 사람은 자신을 바라 볼 수 있습니다.
밤은 홀로 그 적막감을 지켜냅니다.
밤에 깨어있는 사람은 밤을 지키는 등불입니다.
주님은 작은 등불로 우리에게 오셨습니다.
그 작은 빛을 품을 만한 순결한 처녀가 있었음은
우리에게 더없는 행운입니다.
여인의 복됨은 우리의 복됨입니다.
하느님은 우리와 늘 함께 한다는 계약을 손수 지키셨습니다.
우리는 무엇으로 그 계약에 보답할 수 있을까요?
고요한 새벽입니다.
주님이 늘 오시던 시간입니다.
제가 깨어있지 않으면 주님 홀로 계십니다.
주님의 탄생은 제가 깨어 그 분을 바라보라는 크나큰 메시지입니다.
어떠한 역경과 고통 가운데서도 그분의 사랑을 느끼라는 축복입니다.
주님 저도 홀로 깨어 있고자 합니다.
주님의 그 홀로 안에 들고 싶습니다.
주님이 불어 넣어주신 온 생명의 숨소리를 듣고 싶습니다.
주님이 아기 되심은 저희에게 가난과 연약함과 순결함 가운데
하나의 숨결이 되심을 보여주심이옵니다.
하느님은 먼 여정을 지나 이곳 베들레헴에 다다르셨습니다.
이제 주님을 맞으러 제가 떠날 차례입니다.
두텁게 입은 세상의 외투를 벗고
목동의 천진함과 삼왕의 지혜를 갖추어야 할 때입니다.
주님은 꺼지지 않고 홀로 계신 고요한 등불이십니다.
작은 등불이 오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