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날 아침에 드리는 글: 하느님의 지휘
하느님의 지휘
저는 음악을 좋아합니다. 특별히 합창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모아 조화를 이루기에 더 좋아하지요. 일전에 어떤 지휘자가 좋은 지휘자인가에 대하여 강연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휘자가 정확히 지휘로 음을 짚어 주고 단원들이 한결 같은 소리를 낼 수 있을 때 좋은 지휘자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지휘자는 단원들을 음악의 도구로 만드는 것이라고 합니다. 좋은 지휘자는 간단한 지휘로 음악의 의미를 전하며 단원들을 동료로 생각하고 함께 음악을 만들어가며 심지어 청중까지 한 마음으로 이끈다는 것입니다. 이 강연을 들으니 세상의 화음을 이루시는 하느님의 지휘가 생각났습니다. 하느님은 카라얀처럼 눈을 감고 지휘하십니다. 지휘봉조차 갖고 계시지 않습니다. 모든 음을 우리에게 맡겨놓으셨습니다. 그런 가운데 마음과 마음으로 천지의 조화와 사람들과 일치를 이루시고자 하십니다. 그런데 우리는 하느님이 세상 지휘를 하지 않으신다고 아우성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하느님의 친구가 아니고 단지 도구일 뿐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일수록 자유롭게 해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하느님은 우리를 자유 안에서 각자의 소리를 내게 해 주십니다. 그리고 화음을 이루게 하십니다. 하느님의 지휘를 우리는 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세상의 화음을 들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하느님의 마음을 알 수는 있습니다. 밖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안으로 우리의 마음을 들여다보면 보일 것입니다. 어려운 시기에 우리는 하느님의 지휘가 필요합니다. 그럴수록 우리는 내면으로 들어와 손짓없는 지휘를 보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합창 단원들입니다. 우리의 소리는 작아도 하늘나라까지 퍼져나갑니다. 하느님의 지휘는 고요합니다. 하느님의 지휘는 아름답습니다. 하느님의 지휘는 완전하십니다.
오늘도 세상을 향해 좋은 노래 부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