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매형님을 보내드리면서 병원서 일어난일들

시릴로1004 2011. 6. 4. 18:09

 

 

 

잠 자리에 들 때 약간의 통풍기는 있었지만 이렇게 급속으로 통증이 올 줄 몰랐다. 내일은 한선교사와 함께 충주로 성경으로 읽는 맥관통을 강의하러 가는 날인데 지장이 있을 것 같다. 진통제를 먹고 기다려도 발목의 통증이 심하게 와서 일어설수가 없다. 할수없이 한선교사 한테 아침 6시에 연락을 해서 함께 갈 수 없다고 했다.

 

마치 사건이 오기를 기다렸던 것 같이 오전 10시 52분에 문자가 왔다. 매형님께서 운명하셨다는 메세지이다. 통풍덕분에 문상을 제대로 할 수 있었다. 매형님께서 중환자실에 계실 때 죽음을 마지하는 것에 대해 복음적으로 설명을 드리고  싶었으나 주변의 여건이 이를 허락하지 않아 혼자서 안타까운 마음으로 속을 태운적이 있었다. 지금 이 시간이 그 어떤것보다도 삶의 끝자락에서 제일 중요한 때인데 주변에서는 핵심을 찌르지 않고 비켜가기만 하는것 같았다.

 

정성을 다하면 기회가 온다고 하듯이 중환자실로 면회를 신청을 하니 면회시간 까지는 약 40분정도 남았다. 그런데 뜻밖에도 지금 면회하시겠느냐고 경비원께서 물으시며 호의를 베푼다. 경비원 덕분에 매형님께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는것, 부활하신 주님을 영접하는것, 그리고 성모님께 온전히 의탁하여 전구하심을 청하는것등을 설명드릴수가 있었다. 이 모든것을 들으신후 내손을 더듬어 찾으시면서 꼭 잡으시고 '고맙다'고 하시는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2주가 지난 뒤 병문안 가기 전날 밤에 꿈을 꾸었는데 스산하고 음침한 좁은 골목에 쪼그리고 앉아 담배를 피우는 초라한 노파를 보고 내가 안수를 하며 구마를 하였더니 이 노파가 깨구리로 변해 벌떡 벌떡 뛰면서 소란을 떨어 내가 잡을랴고 하다 꿈에서 깨어났다.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내가 병원에 방문하였을 때 매형님이 급작스런 경련을 하여 운명하시는 것 같은 상황이 되었다. 운명의 순간에는 보이지 않는 영적전쟁이 격렬하다 하는데 이때 내가 할수있는것은 매형님의 머리에 손을 대고 계속 구마를 하고 한 손으로 나무 십자가를 들고 매형님의 눈에 가까이 대고 십자가를 보시라고 소리쳤다. 눈이 십자가를 보더니 정상으로 돌아왔다.  오늘 꿈으로 미리 보여주신것은 영적전쟁에서 마귀를 완전제압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생미사를 드려서 영적싸움에 승리하라고 예지를 주신것 같아 누님과 조카에게 바로 '생미사'를 드리라고 말씀드렸다.

 

그 이후 운명하시기 이틀전 삼성병원에 새로 원목신부님이 부임하셨는데 중환자실을 둘러보시다가 마침 매형님 병실 앞을 지나치시다 조카들이 신부님이신 것을 알아보고 기도를 부탁드렸더니 병실안으로 들어 오시지는 않고 밖에서 기도를 하시려고 성호를 긋는데 갑짜기 매형님께서 힘없는 손을 드시고 크게 성호경을 긋는것을 신부님이  보시고 신부님께서 감격하시어 안으로 들어오셔서 매형님의 손을 잡으시고 기도를 하셨다는 것과 다음날 또 신부님께서 오셔서 사죄경까지 받으시고 고통없이 조용하게 운명하셨다는 것을 듣고, 이것이 주님께서 너희와 함께 있다고 남은자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시는 표징이라고 생각되어 감사를 드렸다.

 

매형님께서 하늘나라에 가시면서 또 주님 안에서 가족이 화합하도록 하셨는데 냉담중인 조카 두명이 냉담을 풀고 주님의 품으로 돌아와 모두가 주님의 사랑 안에서 새롭게 믿음을 가꾸어 나가게 되었다. 조카들을 위해 냉담을 풀고 주님의 품으로 돌아와 달라고 한 기도 지향이 이제는 더욱 굳센 믿음을 더해달라고 청해야겠다.